
경매나 공매로 낙찰받은 산지를 최소 5년 동안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제도가 새롭게 도입된다.
산림청은 사유림 매수 제도의 허점을 악용해 관리 의지 없이 단기 시세 차익만 챙기는 투기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 ‘2026년 공·사유림 매수계획’을 수정 공고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산림청은 그동안 잠정 중단했던 경매·공매 취득 산지에 대한 매수 신청 접수를 26일부터 공식 재개했다.
이는 산림 본연의 공익 가치를 보호하고, 공공 예산이 투기 세력의 단기 차익을 보전하는 데 잘못 쓰이는 현상을 막으려는 취지이다.
공익 제도의 빈틈을 노린 단기 차익 거래
정부의 사유림 매수 제도는 산림 보호, 생태 보전, 재해 예방 및 국유림 확대를 위해 민간의 산을 공공 예산으로 사들이는 공익적 장치이다.
하지만 일반 부동산에 비해 거래가 덜 드러나는 산지의 특성을 악용해 싼 가격에 임야를 낙찰받은 뒤 정부에 곧바로 되파는 부작용이 지속됐다.
산림을 실제 관리할 목적이 없는 매수자가 공공 매수 가격과 낙찰가 사이의 차액을 노리면서 제도의 원래 취지가 변질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 도입된 5년 보유 의무는 투기 목적으로 자금을 단기간 유통하려는 매수자의 진입 유인을 낮추는 시간적 규제로 작용한다.
산지를 경매로 취득하면 낙찰가 외에도 취득세, 관리비, 경계 확인비, 진입로 정비 및 산림 훼손 방지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자금이 최소 5년간 묶이게 되면 이러한 유지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단기 전매를 통한 수익률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개발 호재에 편승해 산림을 단순한 투자 상품으로 취급하던 형식적 소유권 이전 거래가 시장에서 점차 줄어들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규제는 경매 및 공매 시장의 단기 과열을 식히고, 실제 산림을 장기적으로 관리할 의사가 있는 매수자만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거래 위축 우려와 정교한 심사 기준의 필요성
다만 일률적인 5년 보유 제한은 예상치 못한 자금난에 빠진 선의의 낙찰자까지 묶어 산지 시장의 유동성을 지나치게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상적인 거래까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예외 규정과 적용 범위를 명확히 설정하는 보완책이 향후 시장 혼란을 줄이는 변수가 된다.
산림청 역시 단순히 보유 기간만 채우면 무조건 사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익적 가치와 주변 국유림과의 연결성 등을 종합 심사해야 한다.
한번 훼손되면 회복이 어려운 산림의 특성상, 이번 조치는 빠른 거래보다 장기 관리가 중심이 되는 건강한 산림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