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서 전혀 예상치 못한 능력 발견?”…과학계가 발칵 뒤집힌 이유

댓글 0

식물 굴성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식물 굴성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땅속 식물 뿌리에 전혀 예상치 못한 생존 능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가 알던 굴성은 빛·물·중력을 따라가는 것이었는데, 뿌리가 썩은 식물을 ‘알아보고’ 일부러 반대 방향으로 자란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처음 확인됐다.

대체 뿌리가 무엇을 감지하는 것인지, 그리고 이 발견이 왜 지금 주목받는지는 본문에서 풀린다.

썩은 것은 알아서 피한다

동물이라면 누구나 상한 음식 냄새를 맡는 순간 본능적으로 멀어진다. 유해한 미생물이 들끓는 환경을 피하는 것은 생존의 기본이다.

그런데 이 전략을, 평생 한 자리에 붙박여 있는 식물도 지하에서 쓰고 있었다.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원과 중국 서북농림과기대 공동 연구팀이 1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내용이 그것이다.

식물 뿌리 성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연구팀은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의 뿌리를 썩어가는 식물 조직과 맞닥뜨리게 했다. 결과는 뚜렷했다.

뿌리 길이 성장이 크게 억제됐고, 동시에 병원체 감염에 맞서는 면역·방어 관련 유전자와 신호전달 경로가 일제히 활성화됐다. 뿌리가 썩은 조직을 ‘위협 신호’로 읽고 성장 방향 자체를 틀어버린 것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을 ‘부생굴성’이라 이름 붙였다. ‘부생’은 죽거나 썩은 유기물에서 영양을 얻는 것을 뜻하는 생물학 용어다.

식물 뿌리가 그 반대 방향, 즉 부패 환경으로부터 멀어지는 굴성이라는 의미에서다.

굴성이란 무엇인가

식물 유전자 연구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식물 굴성이란 외부 자극에 반응해 성장 방향을 바꾸는 성질을 말한다. 줄기가 빛을 향해 구부러지는 굴광성, 뿌리가 중력을 따라 아래로 자라는 중력굴성, 물기를 향해 자라는 굴수성이 대표적이다.

이 중 중력굴성 하나만 해도 그 원리는 정밀하다. 2025년 9월 영국 노팅엄대와 중국 상하이교통대 공동 연구팀이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식물 호르몬 옥신이 ‘OsILA1 단백질’ 유전자를 활성화해 뿌리 세포 아래위 성장 속도를 달리 만들고, 그 비대칭이 뿌리를 중력 방향으로 굽게 한다.

이 유전자가 없는 돌연변이 벼는 중력 자극에 훨씬 약한 반응을 보였다. 뿌리 하나가 방향을 트는 데에도 이처럼 정교한 분자 수준 회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부생굴성의 발견은 이 목록에 전혀 새로운 항목을 하나 추가한 셈이다. 더구나 이번 연구팀은 애기장대에 그치지 않고 유채, 토마토, 밀에서도 같은 특성을 확인했다.

특정 종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식물계 전반에 걸친 공통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식물도 ‘상황 파악’을 한다

식물 뿌리 화학 신호 감지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번 발견이 흥미로운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식물은 향기처럼 공기 중에 퍼지는 휘발성 화합물도 감지해 경쟁 식물의 성장 속도를 파악하고 자신의 성장 전략을 조정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있었다.

식물이 단순히 빛이나 물 같은 물리적 신호만 따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생물 환경을 화학 신호 형태로 읽고 전략을 바꿀 줄 안다는 것이다. 부생굴성 발견은 그 증거를 지하로까지 확장한다.

뿌리가 썩은 조직에서 나오는 화학 신호를 감지해 면역 반응까지 가동하며 방향을 튼다는 것은, 식물이 지상과 지하 모두에서 능동적으로 ‘환경을 읽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이 밝힌 시사점은 실용적이다. 식물 뿌리 시스템 작동 원리를 이해하면 토양 속 장애물을 극복하는 작물, 스트레스에 강한 품종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이번 발견의 진짜 무게는, 움직이지 못하는 존재가 수억 년 동안 갈고닦은 생존 회로가 우리 예상보다 훨씬 정교했다는 데 있다.

땅속에서 썩은 것을 피하는 뿌리의 전략은, 어쩌면 작물 설계의 다음 장을 여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관심 집중 콘텐츠

“북한이 기겁하는 무기 다 떴다”…연평도 코앞서 300발 쏟아부은 훈련 보니 깜짝

더보기

“여름 보양식 외식하면 손해봅니다”…집에서 직접 끓인 가격 차이 보니 ‘발칵’

더보기

“이 가격이면 무조건 산다”…가격 파괴 선언한 미국차에 현대·기아 ‘초비상’

더보기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