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바다 위 수면을 무대로 치열하게 전개되던 우크라이나의 무인 해전이 이제 물밑 깊숙한 공간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방산업체 글로벌 마크(Global Mark)는 국제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에서 대형 무인잠수체계인 ‘씨 트라이던트(Sea Trident) ST-1000’의 실체를 공개했다.
이 수중드론은 길이 10m, 폭 2m, 중량 10t급의 대형 규격을 갖추었으며 제조업체 발표 기준으로 최대 1,000kg에 달하는 대규모 탑재량을 지원한다.
최고 속도 10노트와 순항 속도 6노트, 최대 2,000해리의 항속거리를 확보하고 작전 수심 60m에서 타격과 물류, 수중드론 대응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수면 아래로 숨어드는 무인 체계의 은밀한 파괴력
우크라이나 군은 이전까지 독자적인 수상 해상드론을 적극적으로 운용하며 러시아 흑해함대의 군함과 항만, 주요 해상교통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왔다.
그러나 수상정의 가동 빈도가 높아지면서 적의 탐지력과 방어 요격 기술 역시 정교해져 바다 표면을 둘러싼 무인 공격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이번에 나타난 수중 무인정은 레이더와 일반 감시 장비로는 수면 아래의 기동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단히 높은 은밀성을 보장받는다.
특히 항만 입구나 교량 주변, 해저 케이블, 정박지처럼 고정된 아군의 핵심 목표를 기습할 때 작은 탐지 실패가 곧바로 치명적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전시회에서 제시된 구체적인 제원들은 업체의 목표 성능일 수 있으므로 실제 군사 배치나 러시아 함정 타격 여부는 지속적인 검증이 요구된다.
전파 전달이 어려운 물속 특성상 실시간 통신이 제한되므로 원격 조종보다는 정밀한 자율 항법과 사전 계획에 의존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적의 입장에서는 수상드론을 막기 위해 쳐놓은 부표나 그물, 헬기 감시 외에 소나와 수중 장벽, 순찰정, 잠수부까지 대거 투입해야 하는 악조건을 마주한다.
결국 신형 무기 플랫폼을 외부에 드러내는 일은 장비 자체의 위력만큼이나 방어자에게 막대한 다층 방어 비용을 강제하는 전략적 압박 효과를 나타낸다.
한반도 해양 안보에 미치는 파장과 방산의 혁신
북한 잠수정의 은밀한 침투나 특수전 세력의 군항 사보타주 가능성을 상시 경계해야 하는 한국 해군에게도 이러한 수중 무인기의 진화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대형 수중드론이 실제 작전에 투입될 경우 우리 측 군항과 LNG 터미널, 해저 케이블, 교량 하부 시설을 지켜내기 위한 해상 방어망의 구조는 한층 정교해진다.
이번 무기 공개의 본질은 단순한 장비 한 대의 완성이 아니라, 수상에서 거둔 성공의 경험을 수중이라는 다음 영역으로 발 빠르게 연결해 내는 방산 생태계의 역량을 잘 보여준다.
바다 위 표면만 바라보던 기존의 감시 패러다임을 넘어 보이지 않는 물밑 수중 깊은 곳까지 빈틈없이 통제해야 하는 진정한 무인 해전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