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연금은 65세에 나오는 불일치로 인해 고령 근로자들이 최대 5년 동안 소득이 끊기는 공백기에 직면했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는 일할 사람이 부족한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단순히 일하는 기간만 늘리는 방식으로는 노후 소득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60세 이후에도 계속 일하지만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고, 임금피크제로 소득이 낮아지면 오히려 생애 평균 소득이 깎이는 구조적 모순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정년 상향 일정에 맞춰 국민연금 의무가입 연령을 함께 높이고, 줄어든 소득으로 인해 연금액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할 장치가 시급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일할수록 줄어드는 연금, 제도 불일치가 낳은 그늘
현행 제도에서는 60세부터 64세까지의 고령 근로자가 법적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며 소득을 올려도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정년은 늘어났는데 연금 가입 상한 연령이 과거 수준에 머문다면, 노동시장 변화와 연금 제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정년 연장이 임금피크제나 재고용 방식으로 진행되면 근로 시간과 노동 기간은 늘어나지만 매달 받는 임금은 오히려 줄어든다.
국민연금은 생애 평균소득월액을 기준으로 연금액을 산정하기 때문에, 퇴직 직전의 낮은 임금 기간이 포함되면 최종 연금 수령액이 감소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이에 연구원은 생애 가입 기간 중 소득이 유독 낮았던 특정 기간을 연금 산정에서 제외하는 미국 사회보장연금 방식의 보정 장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근로시간 단축이나 재고용 시장 진입으로 임금이 줄어들더라도 고령층이 일정 소득을 유지하도록 돕는 부분연금 제도의 활성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미 해외 주요국은 정년 연장과 연금 보정 장치를 결합해 운영 중이며, 덴마크는 2040년까지 정년을 70세로 높이면서 육체노동자 등을 위한 보호 장치를 병행한다.
독일은 정년 연장과 노동을 결합한 플렉시-렌테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은 65세 계속고용을 의무화하면서 고용보험을 통해 임금 감소분을 직접 보완한다.
기업의 비용 부담과 가계의 빈곤 위험을 넘어서려면
한국에서도 임금피크제 기간의 낮은 소득을 연금 산정에서 제외할지 여부와 의무가입 연령 상향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앞으로의 핵심 쟁점으로 풀이된다.
의무가입 연령을 높이면 근로자와 기업 모두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며,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더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된다.
정부의 보험료 지원이 확대되지 않으면 중소기업이 고령 근로자 채용을 기피하게 되고, 가계는 퇴직금과 저축만으로 5년의 공백을 버티며 노후 빈곤 위험에 노출된다.
결국 고용연장 정책의 성패는 단순히 몇 세까지 일하느냐를 넘어, 그 기간 동안 소득과 연금 제도를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