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나이에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 학생일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 성적 등 학업 성취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장기 추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북부 지역 학생 5,227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진은 11~12세에 소셜미디어에 입문한 집단이 9학년 이후 시작한 집단보다 10학년 수학 성적에서 0.27표준편차 낮은 성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6년 8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인간행동’에 게재되었으며, 단기적인 사용 시간 비교를 넘어 첫 계정 개설 시점과 표준화 시험 성적의 장기적 변화를 연계하여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고교생 2,341명을 분석해 오락용 스마트폰 사용 집단의 성취도가 낮다고 보고한 한국 연구와 마찬가지로, 단순 사용량보다는 이용 목적과 시작 시점이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셜미디어 조기 노출이 남긴 학업 격차
조사 대상 학생의 47%가 6학년 때 처음 개인 스마트폰을 가졌으며, 소셜미디어 첫 계정을 6학년에 만든 비율은 29.5%, 7학년 25.0%, 8학년 18.0% 순으로 나타났다.
6학년에 계정을 만든 학생들은 9학년 이후 시작한 집단에 비해 8학년 시점부터 이탈리아어 성적이 0.22표준편차, 수학 성적이 0.18표준편차 낮게 형성되며 격차를 드러냈다.
특히 10학년에 이르자 이탈리아어 격차는 0.22표준편차로 유지되었으나 수학 격차는 0.27표준편차까지 벌어져, 교육학에서 약 6개월의 학습 성과 손실에 해당하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한 일회성 성적 저하가 아니라 소셜미디어 조기 노출에 따른 집중력 분산이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되어 학업 성취를 지속적으로 압박함을 시사한다.
반면 계정 개설 시점을 7학년이나 8학년으로 늦춘 학생 집단에서는 10학년 성적 하락 폭이 점차 줄어들어 조기 개설을 자제하는 것이 성적 방어에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다만 영어 과목에서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성적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는데, 이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영어 콘텐츠 접촉 효과가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잠들기 전이나 수업 중, 숙제하는 동안에도 기기를 가까이 두는 습관이 조기 이용과 성적 저하 간 관계의 최대 47%를 설명한다고 짚었다.
다만 이번 조사가 설문과 통계적 매칭에 기반한 관찰 연구인 만큼, 모든 학생에게 동일한 인과관계가 일률적으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존재한다.
주의력 관리가 결정하는 학습 생산성
교육 환경과 사교육 구조가 다른 한국 시장에 이 수치를 직접 대입할 수는 없으나, 이전 성취도를 통제한 상태에서 확인된 이번 결과는 가정과 학교에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소지 자체를 금지하기보다는 소셜미디어 첫 계정 개설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숙제나 취침 시간 동안 기기를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이용 규칙 설정이 요구된다.
2025년 기준 한국의 초중고 사교육비가 27조 5,000억 원에 달하고 참여 학생 월평균 지출이 60만 4,000원에 이르는 만큼, 공부 중 발생하는 주의력 누수를 막는 것이 교육 효율성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앞으로는 단순한 일일 화면 사용 시간 측정에서 벗어나, 공부와 수면 등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 디지털 기기가 얼마나 개입하는가를 다각도로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