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해양 자율체계 기업인 사로닉(Saronic)이 길이 52피트(약 15.8m)에 달하는 무인수상정 ‘미라주(Mirage)’를 갤버스턴 시험장 물 위에 띄우고 본격적인 수상 시험에 돌입했다.
미라주는 35노트 이상의 속도와 2,500해리 이상의 항속거리, 그리고 3,500파운드의 탑재량을 목표로 삼아 자율 운용이나 원격 감독 하에 기동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진수는 무인수상정이 단순히 정찰을 맡던 소형 실험체 수준을 벗어나, 먼 바다에서 장기간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전력 플랫폼으로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 해군이 이처럼 사람이 타지 않는 배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유인 함정의 생산 한계를 극복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무인정의 대형화와 신속한 현장 투입 능력
미라주는 기존에 개발된 24피트급 ‘코르세어(Corsair)’와 180피트급 대형 무인정 ‘마라우더(Marauder)’ 사이의 중간 크기를 메우며 유무인 협동 전장에 진입할 채비를 마쳤다.
무인수상정이 대량으로 보급되면 감시와 표적 탐지, 통신 중계, 기만 작전 등을 대신 수행하여 값비싼 구축함과 호위함의 임무 부담을 대폭 덜어낼 수 있다.
제조사인 사로닉은 미라주의 초기 설계부터 첫 진수까지 걸린 기간이 1년에 미치지 못했으며, 이미 두 번째 선체의 생산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속한 개발 주기는 방산 분야에서 이례적인 현상으로, 하드웨어의 대량 생산과 빠른 소프트웨어 개선을 요구하는 최근 무인정 시장의 속도전을 보여준다.
개방형 구조를 채택한 미라주는 무기 장착보다는 주로 항공 및 수상 표적 탐지, 해양 안보 감시 등 어떤 센서를 탑재하느냐에 따라 임무 성격이 유연하게 달라진다.
이러한 해군의 무인화 움직임은 좁은 서해와 넓은 동해, 남해 해상교통로를 동시에 방어해야해 유인 함정 상시 배치가 어려운 한국 해군에도 유용한 대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통신 차단이나 전자전 공격에 취약할 수 있고, 국제해양법 준수 및 민간 선박과의 충돌 방지 등 바다 위에서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사람이 없는 배가 책임감 있게 기동하려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뿐 아니라, 군의 지휘체계와 관련 안전 규정이 함께 성숙해야 한다는 신중한 지적이 나온다.
유무인 협동이 바꿀 해상 전력의 새로운 판도
미라주의 등장은 대형 조선소 중심의 전통적인 함정 건조 방식에서 벗어나, 중형 무인 플랫폼을 신속하게 제작하고 시험하는 새로운 조달 방식의 가능성을 나타냈다.
향후 해군 전력의 판도는 큰 배와 작은 배의 대결이 아니라, 유인 함정이 지휘를 맡고 무인정이 위험한 해역을 선제적으로 탐색하는 유기적인 조합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미라주는 민간 방산기업이 상업적 기술력과 신속성을 무기로 군의 요구 구조를 혁신하며 무인 함대의 현실화 가능성을 물 위에서 직접 증명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대형 구축함의 확보에만 매달리기보다 중형 무인 플랫폼을 빠르게 현장에 붙여 해역 감시 능력을 촘촘하게 넓히려는 군사적 움직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