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과 인도네시아가 해상자위대의 퇴역 구축함인 아사기리급 이전 논의를 시작하면서 동남아 해군 전력의 계산이 복잡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6월 5일 도쿄에서 진행된 실무 검토 대상은 3,500톤급 일반 목적 구축함으로, 함령은 이미 35년 안팎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겉보기에는 퇴역 함정을 넘기는 단순한 거래로 보이지만, 핵심은 선체보다 이를 움직이게 할 승조원과 무장, 정비 체계의 정립에 있다.
아사기리급은 하푼 대함미사일, 시스패로 함대공미사일, ASROC 대잠로켓, 어뢰 및 소나 체계와 헬기 격납고를 갖춰 즉각적인 감시 역량을 제공할 수 있다.
요충지 방어의 공백 해소와 대규모 인력 부담의 교차점
말라카해협과 순다해협, 나투나해 등 넓은 해상 요충지를 관리해야 하는 인도네시아에게 대형 구축함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작은 경비정이나 초계함만으로는 장거리 항해나 입체적인 대잠 감시, 해상 지휘통제 역할을 모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정 한 척을 운용하는 데 약 220명에 달하는 대규모 승조원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력 구조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여러 척의 함정이 도입될 경우 항해, 기관, 전투체계, 손상통제 인력을 동시에 배치해야 하므로 일선 해군의 인력 병목 현상이 우려된다.
노후한 가스터빈 추진 체계를 사용하는 만큼 선체 부식과 전기 계통, 레이더와 소나 부품의 재정비 비용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이번 논의는 2026년 4월 방위장비 이전 규정을 완화한 이후 동남아 국가와 장기적 협력을 다지는 시험대가 된다.
신형 무기를 직접 수출하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해상자위대의 운용 체계와 정비 매뉴얼을 인도네시아에 심을 수 있는 기회이다.
교육 교관과 조선소 지원 등이 패키지로 연계된다면 함정 이전을 계기로 양국 간의 장기적인 방산 외교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무기 혼용의 한계와 지속 가능한 현대화의 과제
인도네시아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튀르키예에 이어 일본 체계까지 추가함에 따라 정비창과 승조원 교육의 복잡성은 심화될 수 있다.
다양한 국가의 레이더와 미사일 부품이 혼재되면 예산이 분산되고 비상시 예비부품을 적기에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노후 구축함을 유지하기 위해 한정된 조선소 역량과 정비 예산이 묶이게 된다면 다른 신형 함정 현대화 사업이 늦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결국 아사기리급의 가치는 무장 목록이 아니라 일본의 교육과 부품 지원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실제 전력이 될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