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줄 알았는데 “20년 베팅 드디어 터졌다”…한국 전통 기업들, 단비 같은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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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상사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종합상사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한국 종합상사들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한때 ‘시대가 지난 기업’으로 불렸던 이들이 에너지·자원·이차전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2분기에도 잇따라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9% 넘게 늘어난 3천739억원으로 전망된다.

과거 수출 서류를 대신 챙겨주던 회사들이 어쩌다 에너지 투자 기업으로 변신했는지, 그 뒤집힌 이야기가 실적 뒤에 숨어 있다.

수출 첨병에서 ‘짐 보따리 사업’으로

1970년대 수출 무역상

1970~80년대 종합상사는 국내 제조사를 대신해 해외 바이어를 찾아주고,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는 역할을 했다. 국가 수출액의 상당 부분이 이 회사들 손을 거쳐 나갔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대형 계열사들이 스스로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시작하자, 종합상사의 존재 이유가 흔들렸다.

계열사가 직접 바이어를 뚫어버리니 중간 창구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그룹의 브로커’라는 역할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수십 년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와 시장 정보망뿐이었다.

자원으로 눈 돌린 2000년대, 배터리로 이어진 2020년대

살아남기 위해 종합상사들이 택한 길은 직접 투자였다. 2000년대 초반 호주·인도네시아·아프리카 등지의 광산과 유전에 앞다퉈 지분을 샀다.

해외 광산 채굴 현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때 쌓은 자원 개발 경험이 2020년대 이차전지 시대와 맞닿았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려면 니켈·리튬·코발트 같은 광물이 필수인데, 해외 광산을 이미 들고 있던 종합상사들이 K-배터리 기업에 원료를 공급하는 생태계 핵심으로 부상한 것이다.

투자가 실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그 결실이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치에 찍히기 시작했다.

종합상사들의 각자도생

태양광 발전소 건설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회사마다 방향은 달랐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08년 캐나다 풍력·태양광 사업에서 노하우를 쌓은 뒤 2018년부터 미국 태양광 개발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발전소를 짓고 사업권을 통째로 파는 방식으로 매각 이익을 꾸준히 키워왔으며, 2023년 8월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파이에트 카운티의 150메가와트 규모 태양광 단지 사업권을 미국 에너지 기업에 넘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멕시코에 전기차용 구동모터코어 공장을 준공해 북미 친환경차 부품 시장을 직접 공략 중이다.

SK네트웍스는 방향을 달리해 아예 상사 사업 자체를 정리하고 ‘사업형 투자 회사’로 전환,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은 2024년 초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의 니켈 광산 경영권을 확보했는데, 이 광산 면적은 여의도의 7배에 달한다.

2026년 호실적, 뒤를 받친 두 가지 힘

에너지 자원 채굴장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2026년 상반기 실적 개선에는 자체 투자 성과 외에 외부 변수도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자원 분야에 투자를 확대해 온 종합상사들이 수혜를 입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천연가스 증산 효과와, 1분기 호우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인도네시아 팜 농장의 정상화가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3천739억원은 2023년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이래 분기 최대였던 1분기 실적(3천575억원)마저 뛰어넘는 수치다.

결국 이번 호실적의 진짜 의미는, 한때 ‘껍데기 중간상’으로 불리던 종합상사들이 20년에 걸친 자원·에너지 직접 투자로 업의 본질을 바꾼 결과가 실적표에 비로소 찍히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업 전환에 베팅한 시간이 길수록 지금의 성과도 두껍다는 점에서, 이들의 다음 투자처가 어디를 향하는지를 보면 10년 뒤 한국 산업의 방향이 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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