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 특유의 매끄럽고 조용한 가속력을 거부하고 일부러 내연기관 스포츠카처럼 덜컹거리는 변속 충격을 만들어낸 고성능 전기차가 등장했다.
포르쉐가 2027년형 타이칸에 가상 8단 듀얼클러치 변속 시스템인 ‘E-Shift’ 기능을 새롭게 도입하며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해당 기능은 대부분의 트림에서 1030달러, 우리 돈으로 약 160만 원 상당의 선택 품목으로 제공되며 최상위 트림인 터보 GT에는 기본으로 탑재된다.
미국 시장 기준 11만 4250달러(약 1억 7801만 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차량에 이 같은 가상 감성 장비를 얹은 배경에 업계의 시선이 머문다.
전기모터 흔드는 가상 변속과 진동의 결합
E-Shift 시스템은 물리적인 변속기를 실제로 장착하는 방식 대신 정교한 소프트웨어 제어 로직을 기반으로 구동된다.
운전석 계기판에는 7400rpm 레드라인이 표시된 디지털 회전계가 나타나고, 스티어링 휠 뒤편의 패들을 당길 때마다 실제 단수가 바뀌는 손맛을 제공한다.
차량 안팎에 장착된 스피커는 가상의 엔진 회전수와 변속 타이밍에 맞춰 배기음을 뿜어내며 모터 고유의 소리를 덮어버린다.
심지어 변속이 이루어지는 순간에는 운전자의 발밑으로 미세한 충격과 진동까지 전달하도록 설계되어 내연기관 감성을 충실히 재현했다.
이러한 가상 변속 기술은 앞서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5 N을 통해 선보하며 전기차도 운전하는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바 있다.
대중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인 아이오닉 5 N과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인 타이칸을 직접적인 가격 경쟁 상대로 묶기에는 차이가 크다.
하지만 두 차량 모두 전기차의 즉각적인 가속 성능에만 머물지 않고 운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감성 기술’에 집중했다는 공통점을 보여준다.
포르쉐가 불필요해 보이는 변속 충격을 상품화한 것은 고성능 전기차 시장이 단순히 제로백이나 속도 수치 경쟁만으로는 지루해졌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북미 시장 겨냥한 배터리 강화와 충전 규격 변화
2027년형 타이칸은 감성 장비 추가 외에도 북미 시장의 특성에 맞춰 왜건형 모델인 크로스 투리스모와 스포츠 투리스모를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대형 97kWh 배터리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적용하고 주행거리를 개선한 20인치 신형 타이어를 매칭하면서 차량의 시작 가격을 높였다.
또한 조수석 측면에는 북미 충전 표준인 DC 전용 NACS 포트를 새롭게 배치하고 운전석 측면에는 기존 AC 포트를 유지하는 변화를 주었다.
최상위 트림을 위한 12만 5510달러(약 1억 9556만 원)짜리 만타이 키트까지 마련하면서 포르쉐는 초고가 전기차 시장에서 고유의 영역을 다질 채비를 마쳤다.
ㅈㄹ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