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자동차 생산이 전월 대비 4% 넘게 꺾이며 제조업 지표 전반에 부담을 안겼다. 6월 급증에 따른 기저효과에 현대차의 부분파업 여파가 겹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자동차 생산은 전달보다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용차 판매 부진으로 소매판매는 2.4% 줄었고 제조업 재고는 2.1% 늘어났다.
이번 생산 감소를 노조 파업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6월 개별소비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렸던 기저효과가 지표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빚어진 현장 공백 역시 생산 감소를 부추겼다. 노조의 누적 파업시간은 60시간이었으나 주간과 야간 조가 번갈아 참여하며 공장 가동은 120시간 멈춰 섰다.
120시간 멈춘 생산라인과 차종별 공급망의 파장

완성차 조립 현장에서는 교대 근무 체계 탓에 노조의 파업 시간보다 실제 조업 중단 시간이 두 배로 늘어난다. 오전조와 오후조가 각각 일손을 놓으면서 생산 차질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자동차 조립라인은 가동 스위치를 다시 켠다고 해서 곧바로 온전한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 엔진과 변속기, 시트 등 핵심 부품이 정해진 순서대로 제때 투입되어야 완성차로 조립된다.
파업으로 밀려버린 막대한 생산량을 단기간 특근으로 메우려 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협력 부품사와 물류 수송망에 갑작스러운 과부하가 쏠릴 위험성이 높게 점쳐진다.
라인 정지의 여파는 차종에 따라서도 판이하게 갈린다. 해외 주문이 쇄도하는 주력 수출 차량이나 부품 구조가 복잡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멈춰 서면 전체 매출에 훨씬 깊은 타격을 남긴다.

반면 재고가 넉넉한 차종은 생산을 긴급히 재개하더라도 당장 실질적인 판매 증대로 연결되기 어렵다. 따라서 단순 총생산 통계보다 어떤 차종의 조업이 중단됐는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25일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에 1,27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극한 대립을 피하고 협상 타결의 발판을 마련해 놓았다.
노조는 8월 31일 조합원 3만9천여 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최종 집계가 끝나기 전까지는 임금 협상의 타결을 섣불리 확정 지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가 가결되어 파업 불확실성을 덜어내더라도 7월에 발생한 생산 손실이 단번에 사라지지는 않는다. 밀려 있는 미출고 물량과 수출 선적 순서를 향후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정상화 속도가 달렸다.
생산 반등을 넘어 수출 출고와 재고 흐름을 읽어야 할 시점

현대차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해외 시장으로 선적해 내보낸다. 특정 주력 차종의 출고가 밀리면 선박 운항 일정과 현지 딜러망의 재고 확보에 연쇄 차질을 빚게 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핵심 지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8월 생산의 반등 폭과 함께 현대차 국내 공장의 차종별 출고 대기 기간, 완성차의 실제 해외 수출 대수와 항만 재고 수준을 함께 살펴야 한다.
산업 전반을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긍정적 신호도 존재한다. 7월 설비투자가 운송장비와 기계류 증가에 힘입어 7.5% 늘어났고,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 생산에서도 자동차가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번 생산 감소는 기저효과와 라인 정지가 맞물려 나타난 일시적 충격의 성격을 띤다. 향후 생산량 반등과 함께 쌓여 있던 항만 재고와 수출 물량이 동시에 회복되어야 정상화를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