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나도 미군 지원 못 오나?”…정비 대란 터진 美 해군 ‘초비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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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에서 항해하는 미 해군 구축함
중동 해역의 미군 구축함 AI 재연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미 해군 지휘관들이 23일 중동 해역에 전투함을 장기 배치하면서 귀항 뒤 정비 일정이 연쇄적으로 밀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교전구역에서 군함 15척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에서 즉시 운용할 수 있는 함정을 늘리는 선택은 내년 수리 도크와 다음 파견 계획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긴다. 전투함의 단순 보유 수량보다 배가 언제 다시 출항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 셈이다.

구축함 토머스 허드너와 도널드 쿡, 연안전투함 세인트루이스의 대형 정비 기간은 2026년에서 2027년으로 미뤄졌다. 작전 수요와 자금 문제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정비 일정 18건도 취소됐다.

교전이 길어져 함정이 바다에 더 오래 머물수록 본토 조선소에 비워 둔 정비 슬롯은 뒤로 밀려난다. 당장의 해상 전력을 유지하는 대가로 귀항 후 거쳐야 할 정비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는 구조다.

10개월 장기 파견에 늘어난 보급선과 본토 조선소의 일감 공백

2026년 중동 해역에 배치된 구축함 히긴스함의 헬기 운용
중동 해역 구축함 히긴스함의 헬기 운용 / 출처 : DVIDS·U.S. Navy(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중동 교전 해역에서는 탄약과 수리 부품을 보내는 보급선도 길어졌다. 일부 보급품은 인도양에 위치한 디에고가르시아에서 운송되면서 함정을 지원하기 위한 이동 거리와 소요 시간이 함께 늘어났다.

실제로 구축함 스프루언스함과 맥폴함은 지난해 11월부터 배치돼 10개월째 임무를 이어가고 있다. 통상적인 교대 주기가 길어질수록 선체와 장비에는 귀항 직후 처리해야 할 정비 작업이 쌓인다.

교전구역 함정은 탄약 보충뿐 아니라 추진 장치와 전자 장비, 냉각 계통 등 기초 설비를 쉼 없이 돌려야 한다. 장기 배치가 곧장 고장을 뜻하진 않더라도 정비를 앞당겨 확인할 기회는 줄어들게 된다.

함정 입항이 늦어지자 잭슨빌의 한 수리업체는 작업 일정이 연기돼 400명 규모의 인력 조정 가능성까지 겪었다. 약 350개 회원사를 둔 버지니아 선박수리협회도 일감의 급증과 급감을 문제로 꼽았다.

2025년 정비 도크에 들어간 미 해군 구축함 호퍼함
정비 도크의 구축함 호퍼함 / 출처 : DVIDS·U.S. Navy(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해군은 현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미래 잠수함 관련 작업 약 7,000만 달러어치를 해당 수리업체에 배정했다. 이는 숙련공 유지에 숨통을 틔워줬지만 미뤄진 구축함의 정비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해진 시점에 배가 오지 않아 숙련공이 빠져나가면 군함이 일시에 몰려 귀항할 때 수리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일감이 비는 시기와 과밀 시기가 엇갈리며 도크와 인력이 동시에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원거리 작전지에서 내린 장기 파견 결정이 결과적으로 본토 조선소의 숙련 인력 유지와 시설 운용을 흔드는 셈이다. 당장의 정비를 미루는 선택은 수리 속도 저하라는 구조적 부담으로 누적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들은 중동에 전개된 15척이 작전을 수행 중이지만 당장의 출격과 누적되는 정비 비용을 분리해 봐야 한다고 짚었다. 유지 보수를 계속 미루면서 다음 해역에 투입할 함정 가용성을 지키기는 어렵다.

2027년 대형 정비 집중과 허리케인 속 연속 정비의 한계

2024년 중동 임무를 마치고 귀항한 미 해군 구축함 카니함
중동 임무 후 귀항한 구축함 카니함 / 출처 : DVIDS·U.S. Navy(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누적된 일정 지연의 여파는 2027년과 2028년에 집중될 수 있다. 미 해군 함대사령관은 대형 정비 6건 넘게 한꺼번에 진행되는 일정이 허리케인 성수기와 겹칠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우려했다.

강풍에 대비해 도크와 함정을 보호해야 하는 시기에 수리 작업까지 몰리면 시설 운영과 전력 복귀 일정이 함께 흔들린다. 기상 제약이 겹치는 기간에 복잡한 대형 정비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해군은 승조원이 간단한 수리를 맡고 중간정비 조직이 결함을 조기에 고치는 연속 정비 구상을 추진한다. 다만 이러한 현장 중심의 조치는 조선소의 대형 수리 능력을 온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함정 수량보다 지속 가동 능력이 전력을 좌우하듯 미 해군의 정비 지연은 인도태평양 동맹 전력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15척을 바다에 띄우는 일과 내년에 다시 15척을 내보내는 작전 조건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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