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행정부가 해상 마약 운반선 타격에 이어 중남미 우방국 영토로 지상 작전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 1년간 의심 선박을 공습해 수백 명이 숨진 뒤 육상 표적으로 눈을 돌렸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콜롬비아와 과테말라, 온두라스가 협력에 동의했으며 에콰도르에서도 작전이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테말라 정부가 합의 사실을 즉각 부인하며 혼선을 빚었다.
이러한 엇박자는 국가별 동의 수준과 미군의 실제 파견 임무가 온전히 일치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은 동맹국 영토 안에 군 병력을 직접 주둔시켜 육상 밀수 거점을 다루겠다는 계산을 깔았다.
바다와 달리 육상 밀수 거점은 마을과 도로, 농장과 창고에 촘촘히 섞여 있어 오폭 위험이 훨씬 높다. 표적을 잘못 식별할 경우 카르텔 조직원뿐 아니라 일반 주민과 현지 경찰까지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해상 차단의 한계와 주권 침해를 둘러싼 충돌

미국이 육상 진입을 꾀하는 이유는 해상 보트를 파괴해도 마약 공급망의 뿌리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생산지와 가공시설, 내륙 운송로와 금융망을 끊지 못하면 조직은 새 항로를 찾아내 다시 움직인다.
미 군 당국은 감시 자산과 특수작전 역량을 투입해 현지 정부의 타격을 돕거나 미군이 직접 현장에 들어가는 방안을 모색한다. 다만 현지 병력 주둔이 단순 자문인지 직접 전투인지에 따라 파장이 갈린다.
중남미 국가들의 속내는 복잡하게 얽혔다. 카르텔의 중무장으로 치안 악화에 시달리는 정부는 미군의 정보력을 원하지만, 미군이 체포와 폭격을 직접 수행하면 주권 침해 논란이 불붙을 수밖에 없다.
앞선 해상 의심 선박 공습 과정에서 이미 대규모 인명 피해 논란이 발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탑승자가 무장 전투원인지 단순 용의자인지 명확히 검증되지 않은 채 치명적 무력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육상 작전에서도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범죄 단속과 군사 교전 사이의 법적 경계가 극도로 모호해진다. 자동소총과 드론으로 무장한 카르텔이라도 범죄 조직 소탕은 일반적인 전면전과 본질이 다르다.
정밀 타격으로 수뇌부를 제거하더라도 지역 조직이 갈라져 더 잔혹한 세력 다툼을 벌일 위험이 상존한다. 지속적인 약화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증거 수집과 합법적 체포, 사법 재판과 자산 동결이 병행되어야 한다.
결국 작전의 성패는 폭격 횟수보다 현지 사법 체계의 뒷받침 여부에 달렸다. 압수 마약 처리와 신병 확보, 내부 정보원 보호, 부패 경찰과 세관 정리가 따르지 않으면 군사적 성과는 일회성에 그치고 만다.
지휘 체계와 법적 책임 소재를 사전에 정리하는 일도 시급하다. 현지 경찰의 표적 지정과 미군의 정보 지원 범위, 공습 승인권자 및 오폭 사고 시 관할 법원을 가리는 명확한 합의 규정이 요구된다.
카르텔의 분산 전술과 의회 검증이라는 시험대

카르텔 조직은 미군과의 정면 대결 대신 조직 분산 전술로 맞설 가능성이 크다. 소규모 운반책과 민간 차량, 합법 화물 속에 은밀히 섞여들고 지도부를 국경 너머로 옮기면 군사 타격 표적은 급격히 줄어든다.
미군이 작전 반경을 넓힐수록 광범위한 감시망 유지와 현지 정보원 보호에 들어가는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미국 의회 역시 동맹국의 주둔 승인 조건과 무력 사용 허용 범위를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우방국과의 공식 합의가 어긋난 상태에서 병력 투입을 강행하면 작전의 정당성이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민간인 오폭 피해를 조사할 독립적 절차와 합동 교전 수칙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향후 작전의 진짜 가늠자는 콜롬비아와 온두라스, 에콰도르, 과테말라와의 세부 협정문에서 판가름 난다. 해상 타격을 육지로 옮기는 순간, 미국은 거대 범죄 조직뿐 아니라 국가 주권과 법집행의 엄격한 한계와 마주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