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태평양에 배치됐던 미국 항공모함 USS 조지워싱턴이 중동 해역으로 향하기 위해 말라카해협을 통과하며 작전 구역 이동에 들어갔다. 260일 넘게 작전을 이어온 항모의 교대 임무를 맡는다.
이번 조치로 장기 작전을 수행한 USS 에이브러햄 링컨이 귀환 채비를 갖추게 됐으나, 그에 따라 서태평양 일대에 미 항공모함이 배치되지 않는 공백 기간이 발생할 가능성이 떠올랐다.
중동 지역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함정과 승조원의 가중된 부담을 덜기 위해 인도태평양의 핵심 전력을 긴급 차출해 메우는 복잡한 작전 흐름이 현실로 나타났다.
다만 미 해군 항공모함의 일시적 이동과 부재를 두고 주한미군 철수나 미국의 한국 방어 공약 약화로 곧바로 연결해 단정하는 해석은 경계해야 할 대목으로 풀이된다.
260일간의 연속 작전과 누적된 보급 한계

링컨함은 지난해 11월 21일 샌디에이고를 출발해 올해 1월 중동에 도착했으며, 2월 말 발발한 이란전쟁을 지원하며 260일 넘게 바다에 머물러 미 해군 최장 연속 해상작전 기록을 세웠다.
미 중부사령부는 링컨함 전단이 이 기간 동안 항공기 출격 1만 회를 달성하고 150만 파운드에 달하는 탄약을 쏟아부으며 단순 대기를 넘어선 고강도 전투 임무를 치렀다고 밝혔다.
현지 교전 격화로 중동 내 전통적 보급 거점이 흔들리며 함내 우편물 배송이 지연되고 물자가 부족해지자, 미 해군은 식량과 위생용품, 우편 순으로 보급 우선순위를 조정했다.
수천 명의 인원이 생활하는 항공모함에서 보급망이 불안정해지면 전투기 출격 작전뿐만 아니라 식사와 위생, 의료 및 부품 정비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차질이 빚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당초 5월 복귀할 예정이었던 링컨함의 임무가 장기 연장되면서 귀환 기대와 실제 일정 간의 간극이 벌어졌고, 이는 숙련된 승조원들의 이탈과 차기 배치 준비에 무거운 부담을 안겼다.
8월 초 승조원의 해상 추락 등 정신건강 우려가 커진 가운데 해군은 자살 시도 증가 징후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관련 세부 통계는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회에서는 장병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현장 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국방 당국은 열악한 실태 보도가 완전히 왜곡됐다며 맞서는 등 정치적 공방도 벌어졌다.
베트남 다낭을 출발한 조지워싱턴함이 호위 전력과 함께 싱가포르해협을 거쳐 말라카해협에 진입하면서, 서태평양 핵심 자산이 인도양을 거쳐 중동으로 넘어가는 경로가 확인됐다.
태평양 억제력 공백 우려와 향후 검증 과제

중국을 억제해야 할 서태평양 항모 전력을 중동에 투입하면서 공백이 불가피해졌으며, 육상 전투기나 잠수함 전력으로는 대규모 함재기 비행장의 기동성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한국 안보 측면에서도 괌과 일본의 전력이 대기하더라도 항모 부재 시 대규모 공중 타격과 통합 지휘, 방공망을 일거에 투사할 수 있는 선택지가 줄어드는 구조적 영향을 받는다.
이란 항만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는 군 당국의 선언은 작전 의지를 보여주지만, 함정 정비 주기와 승조원 휴식을 뒤로 미루며 발생하는 잠재적 비용을 가리지는 못한다.
결국 조지워싱턴함의 최종 작전 구역과 링컨함의 귀항 시점, 태평양에 투입될 대체 항모의 윤곽이 투명하게 드러나야 역내 안보 억제력의 실질적 공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