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향해 보호령이 아닌 파트너를 원한다며 자체 방위 투자와 역할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콜비 차관은 중동 작전 이후 불거진 미군 탄약 부족설을 일축했으나 구체적인 재고 수치나 조달 일정을 제시하지 않아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동남아 순방 첫 방문지인 필리핀 마닐라를 찾은 그는 미국이 아시아를 떠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용 분담이 강력한 동맹의 조건이라고 내세웠다.
미국이 제시한 작전 개념은 일본과 대만, 필리핀, 보르네오로 이어지는 제1도련선 안에서 상대의 접근을 차단하는 이른바 거부적 억제로 요약된다.
제1도련선 억제 전략과 동맹국 작전 분담의 확대

이 구상에 따르면 동맹국은 단순 후방 기지에 머물지 않고 기지 개방과 활주로 및 유류 저장고 제공, 센서망 운용 등 초기 전투 지원에 참여하게 된다.
콜비 차관의 순방은 필리핀을 거쳐 인도네시아와 태국, 캄보디아로 이어졌으나 대중국 경제 의존도와 군사 협력 수준이 나라마다 달라 조율이 복잡하다.
필리핀 현장에서는 지난달 세컨드 토머스 암초 충돌로 군 장병이 다치는 등 중국 항모전단과 미사일 시험에 맞닥뜨린 군사적 긴장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은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현상 유지를 지지한다는 원칙을 밝히면서도 동맹의 이익을 지킬 무력을 철저히 유지하겠다는 이중적 과제를 떠안았다.

이번 발언에서 한국이나 구체적인 방위비 분담금 액수는 직접 거론되지 않았으므로 당장 분담금 인상을 일방 통보받은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이 북한 억제를 넘어 대중국 감시망 참여와 기지 접근, 군수 지원과 미사일 방어에 이르기까지 안보 역할 확대를 요구할 여지는 충분하다.
주한미군 전력이 한반도 밖 분쟁에 투입될 때 발생할 안보 공백을 메우는 방안과 한국 측의 방위비 부담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따져봐야 한다.
중동 작전과 항모 장기 배치로 인한 실제 미군 전력과 탄약 소모 상황을 객관적인 수치로 검증하며 안보 공약의 실행력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안보 분담과 주권적 결정권 확보를 향한 대응 과제

한국은 자체 국방력 강화와 동맹 의존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수행할 군사 임무와 미군 증원 전력, 비상시 탄약 공급 조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추가적인 예산 투입이 어떤 부대와 탄약 확보, 정비망 구축으로 이어지는지 점검하고 위기 발생 시 작전 우선순위를 명확히 문서화할 필요가 있다.
동맹 내에서 군사적 책임과 역할이 늘어나는 만큼 작전 목적과 종료 조건을 주도적으로 협의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결정권도 함께 커져야 한다.
추가 비용 부담 요구에 무조건 응하거나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실제 한반도 방어 역량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실익으로 이어지는지 따져보는 지혜가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