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치 보느라 지웠나”…대만 작가들 뿔난 ‘광주비엔날레 사태’, 대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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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광주비엔날레 홍보물에서 ‘대만관’ 명칭이 사라지고 미술관 영문 약칭으로 교체되면서 검열 논란이 불거졌다. 참여 작가와 기획자 10명은 즉각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다른 참가 국가와 기관은 원래 이름을 그대로 표기했으나 대만만 협의 없이 수정됐다. 초기 제안 단계부터 사용하던 ‘Taiwan Pavilion’ 명칭은 8월 공개된 홍보물에서 ‘NTMoFA’로 바뀌었다.

이번 조치가 중국 정부의 직접적 요구로 단행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광주비엔날레 재단 측 역시 명칭을 교체한 구체적 배경과 사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킨다.

국제 예술계에서 명칭은 단순한 호칭을 넘어 국가적 실체와 존재감을 드러내는 척도로 작용한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전방위 압박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만의 민감성은 더욱 커졌다.

침묵하는 주최 측과 예술계에 번진 자기검열 우려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 출처 : Kgw1226·Wikimedia Common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참여 작가들은 민주주의와 인권, ‘광주 정신’을 표방해 온 비엔날레가 참가자의 정체성을 일방적으로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미술관 측의 거듭된 항의에도 주최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문화부는 해외 공관과 국립대만미술관에 항의를 지속하라고 공식 지시를 내렸다. 참여 작가 장원쉬안은 원래 명칭이 복원되는지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으며 잘못된 선례를 경계해야 한다고 짚었다.

보이지 않는 외교 압박은 군사훈련과 달리 공격 주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문화 기관이나 기업이 마찰을 피하려 스스로 대만 표기를 축소하면 베이징은 별다른 비용 없이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자발적 순응에 따른 명칭 삭제는 정보전과 영향력 공작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현상으로 꼽힌다. 국제무대에서 이름이 지워질수록 유사시 대만의 목소리가 주변부로 밀려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 출처 : 광주광역시·Wikimedia Common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물리적 봉쇄가 항만과 통신을 차단한다면 외교적 고립은 공식 호칭과 참여 자격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번진다. 비군사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퇴출 시도가 안보 문제로 직결되는 이유다.

다만 모든 표기 수정을 중국의 막후 개입으로 단정 짓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 주최 측의 내부 결재 문서와 협의 과정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단순 행정 착오를 분별할 수 있다.

한국 주최 측 역시 국제행사를 치르며 표기 변경이 불가피했다면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고 사전 소통을 거쳐야 했다. 특정 참가자만 약어로 표기하는 조치는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적 편향으로 읽히기 쉽다.

직접적 개입 흔적이 남지 않으면 중국은 외교적 책임을 피하면서도 대만의 대외적 존재감을 줄이는 실리를 챙긴다. 분쟁을 우려한 다른 문화 기관들이 유사한 결정을 답습할 위험도 상존한다.

절차적 투명성과 국제 예술계의 대응 과제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광주비엔날레 대만 표기 / 출처 : 광주광역시·Wikimedia Commons(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대만 측의 대응 역시 일회성 규탄에 머물러서는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 계약 체결과 홍보물 확정 단계에서 참가 명칭을 공식 문서로 못 박고 변경 시 사전 고지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

글로벌 문화예술 기관 간에 유사 사례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연대망 구축도 절실하다. 체계적인 기록과 검증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외부 압력의 실체를 명확히 추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이번 사태의 핵심 의문은 여전히 주최 측의 공식 해명과 의사결정 경로에 남아 있다. 공식적인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는 중국의 직접 지시를 확정된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다른 참가국과 달리 대만 명칭만 지워졌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현대의 국가 간 경쟁은 군사적 대치를 넘어 국제행사 인쇄물 속 이름 하나를 지키고 지우는 영역까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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