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군 지휘통신체계인 C4I를 미국 태평양사의 다국적 지휘망에 연동하는 방안이 한미 간에 논의되고 있다. 미국이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동맹국들과 전장 정보를 다자 형태로 공유하는 구상이다.
이번 사안은 지난 27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답변서에는 한국군 C4I가 연동 대상이며 미국과 관련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동 대상인 태평양 임무 네트워크 PMN은 동맹국과 파트너국 간 지휘통제와 정보 공유를 위해 설계됐다. 과거 인도태평양사 임무 네트워크인 IMN으로 불리던 다자 협력 체계를 발전시킨 형태다.
현재 한국군과 미군은 연합 C4I 체계를 통해 한반도 전구에 한정된 군사 정보 일부를 공유해 왔다. 이번 논의는 양국 중심의 기존 틀을 넘어 미국의 다국적 연합망으로 연동 범위를 넓히는 조치다.
다국적 연합망 가동과 보안 검증 원칙

PMN의 실제 가동 사실은 지난 5월 다국적 연합 훈련인 발리카탄 폐회식에서 처음 공식 공개됐다. 새뮤얼 퍼파로 미 태평양사령관은 해당 훈련의 주 지휘통제망에 PMN을 적용했다고 직접 밝혔다.
당시 훈련은 미국과 필리핀이 주도했으며 일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여러 국가가 참가했다. 태평양 지역 내 다수의 동맹군이 단일 지휘 체계 안에서 군사 정보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지난 5월 발리카탄 훈련 참가국에 포함되지 않아 당시 PMN 운용 과정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한국 C4I와의 연동 협의는 한국군의 다국적망 참여 가능성을 공식 검토하는 단계다.
당시 훈련에서 개별 미사일이나 무인기 같은 최신 타격 자산이 PMN을 통해 지휘됐는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다국적망의 연결 사실만 공개됐을 뿐 구체적인 무기 통제 내역은 밝혀지지 않았다.

PMN 구축의 핵심은 다자 동맹 사이에서 작전 데이터와 전장 정보를 끊김 없이 안전하게 공유하는 데 있다. 각국 지휘부가 동일한 상황 인식을 공유해 연합 작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이 네트워크에는 접속을 요청하는 사용자의 신원과 권한을 매번 지속 검증하는 제로트러스트 원칙이 적용된다. 여러 국가가 함께 접속하는 다자망인 만큼 내부 보안 관리를 엄격히 통제하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일본과의 정보 공유 범위에 주목하지만, PMN 연결로 한국군과 자위대가 실시간 표적 정보를 직접 공유한다는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자망 연동과 직통 공유는 구분되는 지점이다.
현재 한미 간 PMN 연동 논의는 실무 협의 단계로 한국군 시스템이 망에 이미 연결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연동 방식과 공유할 정보의 수준을 두고 양국 군 당국 간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연합체계 현대화와 향후 연동 과제

이번 연동 논의는 한국군의 합동지휘통제체계이자 연합체계인 AKJCCS 성능개량 사업과 맞물려 진행된다. 지휘 통신망의 시스템 현대화 일정에 맞춰 다국적망 접속 환경을 조율하는 구조다.
다국적 네트워크와의 연동 과정에서는 우리 군의 독자적인 작전 보안과 전장 데이터 보호가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어떤 범위의 군사 정보를 다자망에 올리고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조율이 남았다.
국방부는 장관 후보자 서면 답변에서 밝힌 바와 같이 미국과의 협의를 차분히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네트워크 연동 시기와 기술적 세부 사안은 양국 군 당국 간 실무 절차를 거쳐 구체화된다.
한미 군 당국이 기존 양자 지휘망을 넘어 다국적 임무망과의 연동을 검토하면서, 향후 한반도 연합 작전 지휘 체계가 다자간 정보 공유 환경과 어떤 방식으로 결합할지가 후속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