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형 해상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하와이 앞바다에서 보이지 않는 수중 표적을 추적하며 연합 대잠 작전 능력을 과시했다.
다국적 해상 훈련인 림팩(RIMPAC)에서 전개된 미 해군과의 연합 작전은 새로운 첨단 항공기 도입을 넘어 실제 수중 표적을 찾아내고 추적하는 실전 절차를 완벽히 연마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대 해군에서 가장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히는 대잠수함 작전은 수온과 해류, 해저 지형, 수중 소음 등 예측하기 힘든 바닷속 환경에 따라 탐지 확률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아무리 막강한 전력을 갖춘 수상함이라도 은밀하게 움직이는 잠수함을 제때 포착하지 못하면 항공모함 전단과 상륙 전력, 주요 항만까지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베일 속 잠수함을 쫓는 디지털 네트워크망
새로 도입된 P-8A 포세이돈은 넓은 해역을 빠른 속도로 수색하며 소노부이와 레이더, 전자정보 감시 장비, 연합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잠수함의 꼬리를 무는 역할을 맡는다.
한국 해군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이 장비를 전력화한 배경에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이 대다수 구형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핵이나 재래식 미사일을 탑재한 SLBM과 결합하는 순간 단 한 번의 탐지 실패가 초래할 안보적 대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림팩 훈련은 단순한 교범 속 이론을 넘어 미 해군의 첨단 자산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합 작전 절차를 실제 바다에서 정밀하게 검증하는 계기로 풀이된다.
초계기가 표적을 포착한 뒤 미 해군과 정보를 공유하고 접촉을 끈질기게 유지하며 다른 타격 전력에 표적 정보를 인계하는 과정은 단독 작전보다 훨씬 복잡한 조율을 요구한다.
결국 첨단 기체의 자체 성능보다 참여국 간의 촘촘한 네트워크와 표준화된 절차가 전체적인 전력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 열쇠로 작동한다.
한국 해군은 그동안 오래된 P-3 계열 초계기에 의존해왔으나, 이제는 더 넓은 탐지 범위와 디지털 네트워크 운용 능력을 갖춘 P-8A를 통해 작전 반경을 대폭 넓혔다.
하지만 단순히 비행기를 기지에 들여놓는 것만으로는 대잠전의 완성이라 평가하기 어려우며, 숙련된 조종사와 음탐사, 정비 인력의 표적 분류 경험이 장기간 축적되어야 한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제약과 실전의 조건
대잠전은 한 번의 포착으로 끝나지 않으며, 수중 표적의 이동 방향을 끊임없이 추정하고 다른 항공기나 함정과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면 잠수함은 순식간에 다시 흔적을 감춘다.
특히 동해와 남해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해역은 수심이 얕고 해류가 복잡해 탐지가 극도로 까다로우며, 우리 군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촘촘한 탐지망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비록 이번 훈련에서 잠수함 추적 능력을 입증했다고 해도 가상 표적을 대상으로 한 연습인 만큼, 이를 실전에서의 완벽한 탐지 보장으로 확대 해석하는 태도는 피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패가 갈리는 대잠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번 훈련은 한국 해군이 P-8A를 활용해 글로벌 연합 대잠 절차의 핵심 흐름 속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