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가 글로벌 전투기 수요 급증에 발맞춰 그리펜 전투기 연간 생산 능력을 기존 15대에서 최대 30대까지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가 26억 달러(약 3조 7,700억 원) 규모의 초도 물량 16대 도입을 추진하는 데 이어 최대 150대 확보 구상을 내놓으면서 증산 압박이 커졌다.
초도 물량의 인도 시점이 2029년에서 2030년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기존 라인만으로는 세계 각국의 주문을 제때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사브는 증산 완수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향후 몰려들 대형 수주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공장 확충과 인프라 정비에 착수했다.
스웨덴·브라질 병렬 가동으로 적체된 해외 수주 분산

현재의 연간 15대 생산 체제로는 우크라이나가 목표로 제시한 100대만 만들어도 6년 넘게 걸리며, 기존 주문 물량까지 순차 생산하면 실제 완료 시점은 10년 이상 뒤로 밀릴 수 있다.
더욱이 스웨덴 60대, 브라질 36대, 콜롬비아 17대 등 이미 확정된 국가별 납품 일정이 촘촘히 밀려 있어 우크라이나 물량만 전담 생산하기는 불가능하다.
태국 4대와 헝가리 4대의 추가 물량에 더해 스웨덴과 브라질이 후속 도입을 검토함에 따라 라인의 병목 현상은 더욱 가중되었다.
연간 생산 능력을 30대까지 끌어올리면 100대 제작 기간이 3년여로 단축되어 사브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서두르는 직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브는 단일 공장에 쏠린 과부하를 줄이고 생산 위험을 분산하고자 스웨덴 링셰핑과 브라질 현지 기지를 동시에 활용하는 병렬 체계를 구축했다.
브라질 공장은 단순 조립을 넘어 전·후방 동체와 날개 등 주요 구조물을 직접 제작해 특정 라인의 지연이 전체 납기에 미치는 영향을 낮춘다.
미카엘 요한손 사브 최고경영자는 조립 공간 자체보다 부품 공급망 확보가 전체 생산 속도를 가르는 가장 큰 제약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사브는 모든 최종 계약이 체결되기 전부터 기체 조립과 부품 인증, 숙련 인력 양성을 사전에 추진하며 인도의 차질을 막는 데 나섰다.
핵심 부품 공급망과 정밀 검증 절차가 출고 속도 좌우

그리펜E에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의 F414G 엔진과 레오나르도 레이더 등 해외 핵심 장비가 탑재되어 부품 수급이 전투기 출고를 좌우한다.
사브는 티타늄과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재고를 대폭 늘리고 대체 공급업체 인증과 일부 공정의 내재화를 추진하며 병목 풀기에 주력하고 있다.
다만 진동과 온도, 전자파 환경 검증 등 엄격한 항공 품질 시험을 거쳐야 하므로 짧은 기간 안에 부품 수급 절차를 단축하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된다.
미사일과 조기경보기 등 다수의 방산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사브가 연 25~30대 분량의 핵심 부품 공급계약을 원활히 확보하는 일이 과제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