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혼 소송으로 힘든 시절
밀양 여중생에 도움의 손길 내민 故 최진실

불우한 이웃을 볼 때마다 도움을 주지 않고는 못 배긴 최진실. 최근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인이 된 배우 최진실이 피해 여중생에게 경제적인 지원을 했던 일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1988년 스무 살 때 한 CF에서 대역 연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최진실은 이후 ‘남자는 여자 하기 나름이에요’라는 카피의 가전 CF를 통해 연예계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그리고 20년간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연예계 정상을 지켰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최진실의 삶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 2000년 12월 프로야구 스타 조성민과 결혼한 것이 시작이었으며, 2004년 조성민이 최진실의 집에서 폭력을 휘두르다 긴급체포되면서 둘은 이혼했다. 이혼 후 최진실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진실은 불우한 이웃을 돌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2004년 경북 밀양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A 양을 도왔는데, 해당 일화는 밀양 여중생의 변호를 맡은 강지원 변호사가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2016년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최진실은 광고 모델로 활동하던 건설사로부터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받았다.
인터넷 초창기 시절 익명성을 띈 악성 댓글러들은 최진실을 무료로 변론하는 강 변호사에 대한 비판 글이 쏟아졌다. ‘안티 최진실 카페’에는 ‘부자에게 왜 공짜로 변호하냐’, ‘유명 연예인에 대한 특혜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강 변호사는 최진실로부터 수임료를 받기로 결정한다. 단, 그 금액을 자신이 변호를 맡고 있는 A 양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강 변호사는 “밀양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상황이 심각해졌다”면서 ” A양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피해자인) 딸 둘을 데리고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이주했다”며 “처음에는 피해자를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교육청에 강하게 항의한 끝에 한 고등학교로 전학시켰다”고 설명했다.
당시 밀양 피해자 여중생은 가해자들에게 합의금 5000만원을 받았으나 피해자 아버지는 친척들과 이 합의금을 나눠 갖고 정작 피해자에게는 돌아가지 않았다.
강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A 양 가족은 급하게 집을 떠난 상태라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웠다”며 “나는 최진실에게 1000만원을 준비하도록 요청했다. 그중 500만원은 성폭력상담소 지원비로, 나머지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최진실도 이 일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기꺼이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자신 또한 힘든 시간 이었을 텐데, 대단하다”, “착한 사람들이 오래 살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멋진 배우 최진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좋은 일 많이 하셨는데, 하늘 나라에서는 행복하시길”과 같은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