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서민 돕는다더니”…1년 새 7배 털린 나랏돈 장부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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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신청사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신청사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근로복지공단이 취약계층 근로자의 생계를 돕기 위해 마련한 생활안정자금 대출에서 지난해 39억 6,400만 원의 부정수급이 적발됐다. 허위 신청 등으로 부당하게 타낸 나랏돈이다.

국회 어기구 의원이 확인한 공단 자료에 따르면, 부당하게 새어 나간 나랏돈의 회수율은 지난해 46%에 그쳤다. 적발 이후에도 환수 절차가 부실해 절반조차 돌려받지 못했다.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생계비 마련이 절실한 근로자가 금융기관에서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도록 공단이 보증하는 사업이다. 대출자가 빚을 갚지 못하면 공단이 은행에 대신 지급한다.

형편이 어려운 노동자를 위한 공적 보증망을 악용한 사례는 최근 1년 사이 급격하게 늘었다. 생계 지원이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부정수급이 빠르게 번졌다.

1년 만에 7배 불어난 부정수급과 커지는 대위변제

은행 개인대출 상담 창구
은행 개인대출 창구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2024년 89건이었던 부정수급 적발 건수는 지난해 415건으로 네 배 넘게 불어났다. 지원 자격 심사의 허술함을 틈타 부당하게 신청서를 낸 사례가 1년 만에 대거 적발됐다.

새어 나간 돈의 규모는 건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2024년 5억 5,500만 원이었던 부정수급 적발액은 지난해 39억 6,400만 원으로 일곱 배를 넘어섰다.

1년 사이에만 부정수급액이 34억 900만 원 늘어났다. 부정하게 타낸 돈의 회수율은 2024년 47.2%에 머물렀고, 적발액이 40억 원에 육박했던 지난해에도 46%에 그쳤다.

거짓 신청으로 새어 나간 나랏돈의 절반 이상이 환수되지 못한 채 공단 밖으로 사라졌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19건의 부정수급이 적발됐으며 금액은 1억 9,200만 원에 달했다.

서울 시내 은행 ATM
서울 시내 은행 ATM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올해 7월까지의 부정수급액 회수율 역시 49%에 그치며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부당하게 빠져나간 공적 자금을 절반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올해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부정수급뿐만 아니라 빚을 갚지 못해 공단이 대신 갚아준 돈도 크게 불어났다. 공단이 금융기관에 지급한 대위변제액은 2024년 163억 100만 원에서 지난해 496억 9,900만 원으로 뛰었다.

공단이 대신 갚아준 채무는 1년 만에 세 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부담은 줄지 않아 지난 7월까지 공단이 금융기관에 물어준 대위변제액만 이미 291억 200만 원에 달했다.

공단은 금융기관에 보증채무를 대신 변제한 다음 해당 근로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돈을 회수한다. 하지만 회수 통로가 갈수록 막히면서 공단이 떠안은 채무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바닥친 대위변제 회수율과 심사 체계의 허점

은행 키오스크 기업대출 상담 안내
기업대출 상담 창구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2024년 32.9%였던 대위변제 회수율은 지난해 28.1%로 떨어졌고 올해 7월에는 26.5%까지 낮아졌다. 공단이 100만 원을 대신 갚아주고 겨우 26만 원 남짓 돌려받는 수준이다.

국회 어기구 의원은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확인한 뒤 부정수급의 급증과 회수율 하락이 심사의 허점과 맞물려 있다고 짚었다. 대출 과정의 심사와 사후 환수 체계를 전면 점검하라는 요구다.

신청 자격을 꼼꼼하게 따져보지 못하면 생활비 지원이 절실한 정상적인 근로자에게 돌아갈 기회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부실한 심사 탓에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해 벼랑 끝에 몰린 근로자를 구제하는 일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상환이 곤란해진 취약계층 근로자들을 상대로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을 서둘러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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