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5~79세 취업자가 처음으로 1천만명을 돌파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올해 5월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는 1,012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5천명 늘어났다.
이 연령대 전체 인구는 1,701만7천명으로 전년 대비 57만명 불어났고, 경제활동인구도 1,036만2천명까지 올라갔다. 고용률 59.5%, 경제활동참가율 60.9%는 역대 최고치를 유지했다.
2016년 취업자 671만5천명과 견주면 10년 사이 약 1.5배로 불어났다. 고령 인구 증가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일할 수 있고 일하려는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더 오래 남는 흐름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
장래에도 일하고 싶다고 답한 고령자는 1,178만2천명, 전체의 69.2%에 달했다. 희망 은퇴 시점은 평균 73.6세로 전년보다 0.2세 늦춰졌고, 계속 일하려는 이유로는 53.4%가 ‘생활비 보탬’을 꼽았다.
연금 88만원과 생계비 154만원 사이

연금을 받는 고령자는 896만9천명으로 이 연령대의 52.7%를 차지했다. 월평균 수령액은 88만원으로 전년보다 2.1% 올랐지만, 1인 가구 최저 생계비 154만원과는 66만원 차이가 벌어져 있다.
수령액 구간을 뜯어보면 25만~50만원 미만이 37.7%, 50만~100만원 미만이 33.2%로 나타났다. 두 구간을 합치면 수령자 열 명 중 일곱이 월 100만원 아래에 머물고 있다.
이 간극만으로 취업자 증가를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생활비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는 결과는, 은퇴 뒤 노동이 소득 보완 장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돈만이 전부는 아니다. ‘일하는 즐거움’을 꼽은 비중은 36.7%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올라, 2021년 이후 5년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의 평균 근속기간은 17년 7.1개월로 1년 전보다 0.5개월 늘었다. 경험과 기술을 갖춘 인력 풀이 넓어지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숙련 인력을 더 오래 활용할 여지가 생긴다.
남성의 최장 근속기간은 평균 21년 8.6개월, 여성은 13년 7.1개월이었다. 이 격차는 퇴직 뒤 재취업 직종과 임금, 연금 수령액에서 서로 다른 출발선을 만들 수 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직장을 그만둔 평균 연령은 53.0세였다. 희망 근로 연령 73.6세와 20년 넘게 벌어지므로, 주된 일자리 퇴직 뒤 두 번째 노동시장이 노후소득을 좌우하게 된다.
퇴직 사유로는 사업 부진·조업 중단·휴폐업이 24.9%로 가장 많았고, 건강 문제 22.1%, 가족 돌봄 15.2%가 뒤를 이었다. 세 사유를 합치면 62.2%로, 근로 지속 여부가 사업 환경뿐 아니라 건강과 돌봄 여건에도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1천만명 너머의 진짜 숫자

고령 고용의 핵심은 정년 숫자 하나에 있지 않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근무시간, 경력을 살리는 직무, 돌봄과 병행할 수 있는 일정이 갖춰져야 70대까지 일하려는 수요가 실제 고용으로 연결된다.
연금액이 생계비에 못 미치는 상태에서 고용이 줄면 노후 빈곤 부담이 커지고, 일자리만 늘리면 낮은 임금과 불안정 고용 문제가 뒤따른다. 정부로서는 연금과 일자리 정책을 따로 설계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기업도 단순 재고용 인원보다 생산성과 안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숙련을 활용할 업무 전환과 교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근속 경험이 저임금 단순직으로 흘러가며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커질 수 있다.
앞으로 봐야 할 숫자는 취업자 1천만명 자체보다 고용의 안쪽이다. 55~79세의 상용직 비중, 주당 근로시간, 재취업 임금, 연금 수령액이 함께 나아져야 ‘73.6세까지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생계 압박이 아닌 선택에 가까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