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 열풍에 힘입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 부문에는 55조 원이 넘는 원재료비 청구서로 되돌아왔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원재료 구매액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 55조8천338억 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4조9천39억 원(9.6%) 증가했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서만 모바일 메모리 구매 단가가 지난해 연평균 대비 211% 폭등하며 원가 부담을 크게 키웠다.
부품 가격 상승이 반도체 부문에는 막대한 수익을 안겼지만 완제품 부문에는 출범 이후 첫 적자를 안기며 내부 명암을 뚜렷하게 갈라놓았다.
한 지붕 아래 엇갈린 실적과 전자업계로 번진 원가 충격

DX 부문은 원재료비로 41조5천392억 원을 지출하며 전년 동기 대비 2조4천763억 원(6.3%)을 더 썼고, 상반기 모바일 메모리 매입액만 5조426억 원에 달했다.
이러한 원가 압박과 시장 경쟁이 겹치면서 DX 부문은 지난 2분기에 8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부문 출범 이후 첫 분기 적자를 냈다.
원가 상승에 따른 부담은 소비자 가격 인상, 완제품 사업부의 마진 축소, 협력업체 납품단가 조정이라는 세 갈래 경로를 통해 시장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LG전자 역시 LG이노텍을 제외한 상반기 원재료 구매액이 15조3천91억 원으로 9% 늘었고 영상용 칩(37.4%)과 구리(32.6%) 가격이 크게 뛰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원재료비 6조3천869억 원으로 15.1% 증가한 가운데 커버글라스가 24%, 연성회로기판이 6% 오르며 주요 부품 단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의 원재료 매입액이 34.2% 급증한 9조1천744억 원, 삼성전기는 21.4% 늘어난 2조5천806억 원으로 집계돼 공급망 전반의 자금 부담을 키웠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 비중 확대와 원가 혁신에 힘입어 원재료비를 전년 동기 대비 7.1% 줄인 4조3천780억 원으로 낮췄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가 상승 혜택과 달리 완제품 가격 상승과 교체 비용 증가는 일반 소비자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할인 축소와 메모리 추가 상승 속 소비자의 셈법

제조사가 출고가를 동결하더라도 프로모션과 보상판매,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실구매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서버용 수요 집중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3분기 PC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20%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판매 이익이 완제품의 원가 상승분을 상쇄할 수 있는 만큼 단편적인 부품값 상승만으로 회사 전체 실적을 비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DX 부문의 분기 흑자 전환 여부와 주요 칩 구매 가격, 신제품 실구매가 추이가 원가 충격의 실질적 영향을 가늠할 핵심 지표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