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 용적률을 대폭 끌어올려 생산 공간을 확장하는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경기도와 평택시가 평택캠퍼스 A1-1 구역의 용적률 상향을 담은 계획 변경안 검토에 돌입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특례가 적용되면 용적률 상한은 기존 350%에서 490%로 1.4배 뛴다. 삼성전자는 승인 시 P5를 3층으로 설계해 클린룸을 4개에서 6개로 늘릴 채비를 마쳤다.
평택시는 10월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와 11월 변경 승인 마무리를 목표로 삼았다. 다만 이는 행정상 추진 일정일 뿐이며 승인 여부는 국토부 검토를 거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생산 공간의 물리적 한도를 약 1.5배 늘리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실제 반도체 출하와 매출 성과는 향후 장비 반입과 수율, 고객사 주문량에 따라 갈린다고 분석된다.
높이 쌓는 반도체 공장과 부지 효율의 명암

반도체 팹은 일반 건축물처럼 단순히 층수만 올리기 어려운 고난도 공정 시설로 꼽힌다. 클린룸 하부에 전력과 특수가스 배관을 배치하고 각 층마다 극심한 진동 제어와 장비 하중을 계산해야 한다.
3층 구조는 같은 땅을 활용해 토지 매입비와 용수·전력망 신규 인프라 연결 비용을 아끼는 이점을 지닌다. 기존 평택캠퍼스의 숙련 인력과 협력사 생태계를 공유해 증설 기간을 줄일 수 있다.
대신 위로 높게 짓는 만큼 공사의 복잡성이 커지고 초기 건물 시공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2030년 가동을 겨냥한 P5-1과 P5-2의 기본 설계와 전체 공사 범위도 크게 바뀐다.
클린룸이 4개에서 6개로 늘어나면 공간은 50% 확대되지만 생산량이 곧바로 50% 늘지는 않는다. 어떤 첨단 장비를 배치하고 장비당 웨이퍼 수율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생산을 좌우한다.

건물 골조와 기초 배관을 먼저 완공한 뒤 수요 변화에 맞춰 장비를 들여놓으면 투자 유연성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공간을 비워두면 막대한 건설비 감가상각과 유지비만 떠안게 된다.
용적률 140%포인트 상향이 생산성 40% 향상과 동일한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축 연면적에는 사무와 지원 시설이 포함되며 실제 핵심은 클린룸 공간 상한의 확대에 있다.
공사 규모가 커지면서 국내 장비와 소재, 건설 협력업체의 사업 수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평택 지역 내 건설 인력 유입이 점쳐지지만 세부 투자액이 나와야 실질 고용 규모가 잡힌다.
공장을 높여도 전력망과 공업용수 공급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비를 제대로 돌리기 어렵다. 필수 기반시설 확충 비용을 기업과 공공이 어떻게 나눌지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 시장 수요와 인허가 뒤에 남은 과제

인공지능용 고부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주문이 늘면 넓어진 공간을 채울 장비 투자가 빨라질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위축되거나 고객 주문이 줄면 장비 반입 시점은 자연히 밀려난다.
3개 팹이 가동 중인 약 390만㎡ 규모 평택 부지에서 이번 증설은 토지 확장 대신 밀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향후 다른 첨단산업단지의 규제 완화 요구에도 중요한 기준선이 될 전망이다.
국토부 심의를 통과하면 최종 결정된 용적률과 층별 시공 계획, 장비 발주액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2030년 가동 일정이 유지되더라도 장비 설치와 양산이 늦어지면 실적 반영은 늦어진다.
결국 이번 계획은 한정된 토지 위에 클린룸을 최대 6개까지 확보할 미래 선택권을 마련하는 데 있다. 행정 승인이라는 첫 관문 뒤에 장비 확보와 수율, 고객 주문이라는 핵심 과제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