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둘러싸고 이전 비용과 업무 비효율에 대한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동조합이 자체 추산한 비용을 공개하고 총파업을 예고하며 반발에 나섰다.
금융노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96.1%라는 압도적인 찬성률이 나왔다. 노조는 정부 발표 일정에 맞춰 8월 28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아직 구체적인 이전 대상 기관과 후보 지역, 공식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이전 계획이 실행되려면 지자체 협의와 지방시대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차례로 거쳐야 한다.
서울 잔류 인력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일회성 건축비뿐 아니라 출장과 민원 처리 등 매년 반복될 운영 비용을 누가 어떻게 부담할 것인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회성 사옥 이전비보다 무거운 연간 운영비의 그늘

노조가 제시한 비용은 기관별 자체 추정치에 불과하다. 농협 노조는 토지비를 제외한 이전비를 2천520억원으로 산정했고, 수협 노조는 광주 3천500억원, 부산 6천억원을 추산했다.
부지 매입 단가와 신축 건물 규모, 기존 사옥 매각 대금에 따라 실제 순비용은 크게 달라진다. 정부의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정이므로 확정된 예산으로 보기는 어렵다.
일회성 비용은 토지 매입과 사옥 건축, 전산망 이전, 직원 이주 지원금 등에서 발생한다. 금융기관이 차입이나 자산 매각으로 이를 조달하면 조달 비용 상승이 수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작 더 큰 부담은 매년 반복되는 운영비에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금융 민원의 81.4%, 금융사 본사의 91.6%, 검사 대상의 88.3%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고 설명했다.

상장회사 본사의 72.7%도 수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서울에 필수 인력을 남기지 않으면 대면 검사와 돌발 상황 대응 시 이동 시간이 길어져 업무 공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자문서와 비대면 원격 감독이 자리 잡는다면 이동 비용을 일부 덜어낼 수 있다. 기관 주소만 옮기기보다 현장 접촉이 필수인 기능과 원격 수행이 가능한 기능을 정교하게 분리해야 한다.
전문 인력의 이탈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비용이다. 핵심 인력이 퇴사하면 재채용과 교육에 시간이 소요되고 검사 역량이 단절된다. 반면 지역 인재를 새로 채용하면 고용 창출 효과를 낸다.
본사 의사결정 기능이 완전히 내려가야 소비와 협력사 유치, 교육 수요 등 지역 활성화가 일어난다. 이름만 이전하고 임직원이 잦은 출장을 반복하면 기관 경비만 낭비될 공산이 크다.
단순 총액 비교를 넘어 순편익 따져봐야

노조가 산출한 수치들은 기관과 후보지, 토지비 포함 여부가 제각각이다. 동일선상에서 단순 비교하기보다 기존 자산 매각액을 뺀 실제 순비용과 연간 반복 비용을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증가한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지는 미지수다. 금융사가 경영 효율화로 흡수할 수 있으나, 반복 운영비가 구조적으로 불어나면 대출 금리나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질지 주시해야 한다.
정부는 이전 인원수에만 매몰되지 말고 향후 5년간의 세수와 지역 고용, 출장 횟수, 민원 처리 시간을 종합 비교해 균형발전 편익과 공공서비스 비용의 순효과를 면밀히 도출해야 한다.
결국 지방 이전은 단순한 사옥 이전이 아닌 기능과 자원의 재배치 과정이다. 수천억 원대 비용 논란을 매듭짓기 위해서는 이전 지역 발표에 앞서 구체적인 기능 분담과 비용표 공개가 선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