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이 올해 7월 국내주식 리밸런싱 매도를 재개했다. 다만 18조 원은 실제 매도액이 아니라 전체 기금의 1%포인트를 단순 환산한 규모다.
2026년 5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천848조7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산의 단 1%포인트만 움직여도 단순 계산상 18조5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리밸런싱은 주가 하락을 우려해 파는 행위가 아니라, 특정 자산 비중이 지나치게 커졌을 때 일부를 정리해 원래 정해둔 위험 수준으로 되돌리는 포트폴리오 관리 절차로 풀이된다.
가계 자산 100만 원 중 주식이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불어났을 때 주식을 일부 처분해 채권이나 현금으로 옮겨 담는 자산 배분 원리와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2.5배 커진 기금 덩치와 목표 비중 초과의 현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내주식 비중의 급격한 증가와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1월 매도를 기계적으로 집행하기 어려웠다고 국회에서 매도 유예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현재 적용되는 리밸런싱 규칙의 뼈대는 기금 규모가 713조 원 수준이던 2019년에 만들어졌다. 1천848조 원을 넘어선 현재 기금은 당시보다 2.5배 이상 불어난 상태다.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주식 자산은 543조6천억 원으로 전체의 29.4%를 기록했다. 올해 목표 비중이 20.8%로 상향됐음에도 실제 비중은 목표치를 8.6%포인트 웃돌았다.
주가가 오르면 추가 자금을 넣지 않아도 자산 비중이 자동으로 커진다. 오른 주식을 파는 조치는 평가이익을 확보해 분산 투자하고 특정 시장 쏠림 위험을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

목표치와의 격차 8.6%포인트를 단순 계산하면 약 159조 원에 달하지만, 허용 범위와 신규 유입 보험료, 배당금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실제 강제 매도액과는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은 매년 5월 중기 자산배분을 정하고 7월부터 적용해 왔다며,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매도 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추거나 조율했다는 주장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도가 지수 상승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기금의 궁극적인 존재 목적은 특정 주가지수 방어가 아닌 국민 노후 자금의 안정적인 증식에 놓여 있다.
국회 일각에서 제기된 기금 1%의 공공임대주택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정부와 공단은 사전 협의가 없었으며 오직 수익성과 안정성 원칙에 따라 운용한다는 입장을 확고히 밝혔다.
자산 배분 원칙과 장기 운용 독립성의 과제

시장 충격을 우려해 원칙 적용을 지나치게 미루면 투자자들이 연금의 매매를 정책 신호로 오인할 수 있으므로, 운용 독립성을 위해 유예와 재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가입자에게 중요한 핵심은 단기 주가 흐름보다 해외주식과 채권, 대체투자가 어우러진 전체 포트폴리오의 장기 수익률과 위험 관리 역량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주목할 지표는 월별 국내주식 실제 비중과 순매매 규모이며, 6개월간의 유예를 거친 뒤 재개된 매도 물량이 시장에 얼마나 고르게 분산되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기금 규모가 1천848조 원을 넘어선 지금은 1%포인트 변동도 18조 원대 충격을 주는 만큼, 자산 배분 규칙의 원칙과 독립성을 투명하게 입증해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