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중국처럼 일해야…” 반도체 ‘주 52시간 예외’ 논쟁에 난리 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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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주 52시간 예외 적용 / 출처 : 연합뉴스

메가특구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을 두고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 장관이 맞섰다. 첨단산업의 개발 속도를 높이려면 근로시간을 더 유연하게 해야 하는지를 놓고 두 부처의 판단이 갈렸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국 정보기술 업계 ‘996’ 근무 사례를 들며 연구개발과 스타트업의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 6일 일하는 방식까지 거론하면서 국가 간 개발 속도 경쟁을 강조했다.

논쟁의 핵심은 일을 더 오래 하면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출시가 실제로 빨라지는지다. 기업이 얻는 납기 단축 효과와 초과근로·건강관리·인력 이탈에 드는 비용을 같은 표에 놓고 봐야 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다른 질문을 던졌다. 현행 제도 아래에서도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이 세계적인 성과를 냈던 만큼, 근로시간을 늘리는 것이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먼저 입증해야 한다고 맞섰다.

개발 속도는 근무시간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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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주 52시간 예외 적용 / 출처 : 연합뉴스

현행 근로기준법은 기본 주 40시간에 노사 합의에 따른 연장근로 12시간을 더해 주 52시간을 한도로 둔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도 활용할 수 있다.

재난 수습이나 갑작스러운 업무 증가처럼 법정 요건을 충족하고 건강보호 조치를 마련하면 특별연장근로도 가능하다. 이번 논쟁은 기존 제도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가려야 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기업은 개발 마감이 몰릴 때 숙련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 반도체 설계나 소프트웨어 출시처럼 여러 공정이 연결된 작업의 전체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사람이 더 오래 일한다고 결과물이 같은 비율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피로가 쌓이면 결함과 재작업이 늘고, 핵심 인력이 회사를 떠나는 비용까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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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주 52시간 예외 적용 / 출처 : 연합뉴스

교대 인력과 건강관리 체계를 갖출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인력이 빠듯한 스타트업의 사정도 다르다. 같은 특례를 적용해도 작은 기업에서는 부족한 인력을 장시간 노동으로 메우며 부담이 근로자에게 쏠릴 수 있다.

설계 승인이나 외부 인증, 장비 예약처럼 사람이 오래 일해도 줄일 수 없는 대기시간도 있다. 이런 병목이 그대로라면 추가 근무는 납기를 앞당기지 못한 채 인건비만 높일 수 있다.

근로자의 동의가 실제로 자발적인지도 살펴야 한다. 평가와 승진을 의식해야 하는 조직에서 서류상 동의만 받는다면 유연근무의 취지는 흐려진다.

초과근로 수당과 대체휴식 기준 역시 분명해야 한다. 기업이 개발기간 단축의 이익을 얻는 동안 건강과 생활의 비용을 근로자에게만 넘겨서는 제도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특례보다 먼저 성과를 재는 기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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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특구 주 52시간 예외 적용 / 출처 : 연합뉴스

메가특구 특별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만큼 주 52시간제를 없애느냐는 구호보다 적용 업종과 직무, 기간, 건강보호 의무를 먼저 구체화해야 한다.

장시간 근무가 일상이 되면 육아나 돌봄을 병행하는 숙련 인력이 빠져나갈 수 있다. 특례가 지역의 인재 유치와 장기 근속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기업에도 중요한 것은 규제 완화 자체보다 예측 가능한 기준이다. 대상과 절차가 모호하면 노사 분쟁이 늘고, 인재 이탈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커질 수 있다.

결국 특례의 효과는 총근로시간 하나로 판단할 수 없다. 개발기간과 결함률, 시간당 부가가치, 이직률이 함께 좋아지는지를 확인할 측정표가 있어야 논쟁도 생산성의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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