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세를 놓으려던 주택을 전세로 전환해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전월세 안심신탁이 본격 추진되지만, 공공기관이 떠안을 금융 위험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보증금을 맡기면 연 4.5% 수준의 월 수익을 확정 지급하는 혜택을 내걸었으나, 민간의 임대 리스크를 공공 보증 기관이 전담하는 틀이 도마에 올랐다.
목돈이 급해 보증금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다수의 전세 집주인은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 실제 시장에 풀릴 전세 물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자발적인 신청 방식이라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 공공이 짊어질 투자 손실 부담에 비해 전세 공급 효과가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공공 재정으로 떠안는 투자 손실과 저조한 공급 유인

신탁 모델은 4억 원 보증금 기준 연 4.5% 안팎의 약정수익을 내세워 월 150만 원가량을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고정 지급한다.
가장 큰 문제는 공공기관이 자산 운용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임대인의 약정수익과 세입자 원금을 전액 메워줘야 해 재정 부담을 크게 키운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민간의 자산 관리와 공실 위험을 공공이 공적 보증 재원으로 방어해 주면서까지 굳이 중간 금융상품을 설계해야 하느냐는 근본적 회의론이 고개를 든다.
게다가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월세전환율이 4.4%에 달하는 현시점에서 4.5% 수준의 수익률은 임대인의 자발적 유입을 이끌기에 매력도가 떨어진다.

보증보험 가입 의무 면제나 명도 위험 방지 같은 부가 혜택을 제시했음에도, 복잡한 신탁 계약과 자산 노출을 꺼리는 임대인들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보증금을 직접 쥐고 대출을 상환하거나 재투자에 나서야 하는 기존 임대인들이 빠져나갈 경우, 실제 참여할 집주인의 모수는 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 설문 조사에서 20% 수준의 관심도가 확인됐다고 하지만, 단순 호기심을 넘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전세 물량은 불투명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결국 공실을 극도로 꺼리는 일부 임대인만 선택하는 틈새 상품에 머무른다면, 임대차 시장 전체의 주거 안정을 견인할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전한 세제 불확실성과 세입자의 비용 부담

임대인에게 돌아갈 신탁 운용 수익에 대한 종합소득세 감면 등 핵심 세제 지원안이 아직 확정되지 못해 시장의 불안과 혼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4% 안팎에 달하는 전세대출 금리를 부담하며 안심신탁에 입주하는 것이 일반 월세 거주보다 주거비 측면에서 유리할지 불확실하다.
중도 계약 해지 시 보증금 반환 시점과 손실 정산 방식, 임대차 갱신 요건 등 향후 분쟁을 가를 세부 기준도 아직 온전히 확정되지 않아 현장의 혼란을 키울 소지를 남겼다.
공공 재원의 과도한 리스크 노출과 미흡한 공급 유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10월 본격화될 신탁 제도는 표류할 수 있다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