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누진세 걱정 없어요”…폭염도 비켜간 한여름에도 시원한 ‘이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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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원 지대 / 출처 : 연합뉴스

전국이 푹푹 삶는 한여름 무더위로 냉방 전력 사용량 최고치를 경신할 때, 강원도 고원 지대에서는 오히려 겨울보다 전기를 적게 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한국전력공사의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주택용 전력 사용량 분석 결과, 태백시의 한여름 전력 사용량은 5년 내내 겨울철의 80%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정선군과 평창군 역시 한여름 전력 소비량이 겨울철 난방 수요의 80~90% 선에 머무르며 전국적인 여름철 전력 폭증 흐름과 선을 그었다.

강원도 내 다른 시군이 여름철 전력 사용량 상승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달리, 고원 도시는 여름 냉방보다 겨울 난방 부담이 더 큰 구조를 명확히 보여줬다.

지형과 기후가 만들어낸 고원 지대의 서늘한 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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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 출처 : 연합뉴스

이 같은 독특한 전력 수요 곡선의 주된 배경으로는 마을 전체를 둘러싼 높은 해발고도가 첫손에 꼽힌다.

태백은 도시 전체가 해발 650~900m에 위치하고, 평창 대관령은 830m, 정선 고한과 사북은 700~900m 고지에 자리를 잡았다.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이 약 0.65도씩 떨어지는 지형적 특성 덕분에, 기온 자체가 저지대 도시보다 크게 낮게 유지된다.

기상 기록을 보면 태백의 2021년 이후 평균 폭염일수는 6월 0.3일, 7월 1.8일, 8월 2.2일에 불과했고 열대야는 단 한 차례도 나타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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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원 지대 / 출처 : 연합뉴스

정선 또한 7월과 8월 열대야 일수가 평균 0.5일에 그쳤으며, 평창 대관령은 지난해 7월 이틀을 제외하고는 폭염 자체가 발생하지 않았다.

맑고 건조한 산간 공기 덕분에 밤사이 지표면 열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복사냉각 현상이 활발한 점도 저녁 이후 냉방기 가동을 줄였다.

아스팔트와 인공 열로 밤에도 열기가 갇히는 대도시 특유의 열섬현상이 적다는 점 역시 서늘한 야간 기온을 유지하는 요소로 작동했다.

여기에 노인 인구 비중이 높고 에어컨 없이 생활해 온 오랜 습관까지 맞물리면서 여름철 전력 사용량 억제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 설치 증가 속에서도 여전히 적은 냉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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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폭염 / 출처 : 연합뉴스

다만 최근 들어 이상고온 현상이 자주 관측되면서 태백 지역 가구에서도 에어컨을 신규 설치하는 사례가 차츰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한전 태백지사는 사옥 강당에 올해 들어서야 비로소 에어컨을 신규 가동하기 시작하며 서늘했던 지역의 기후 변화를 체감하게 했다.

하지만 현장 관계자들은 에어컨 보급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자체와 비교하면 여전히 전체적인 냉방 전력 수요가 현저히 적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의 문의 역시 여름철 냉방비보다 겨울철 난방 전기료에 집중되고 있어, 고원 지역 특유의 계절별 지출 지형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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