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 날라줬더니”…화물차 기사들 “기가 차”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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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터미널에 줄지어 선 화물차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주차된 화물차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화물차 운송업자들에게 1,500여 차례 일감을 맡기고 운송대금 4억 7,000여만 원을 떼먹은 일당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방법원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일당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피해는 전국 각지에서 운전대를 잡으며 일감을 배차받던 화물차주들에게 집중됐다. 화물차 기사들은 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운송을 마쳤지만 피고인들로부터 약속된 운임을 전혀 정산받지 못했다.

인천지법은 범행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피고인들이 피해자들로부터 끝내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화물차 기사들이 떼인 운송대금 피해 역시 현재까지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사건의 발단은 2022년 6월이었다. 당시 55세였던 운영자는 관할 관청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고 무허가 운송업체를 세웠다. 화물 운송 사업자 등록조차 거치지 않은 전형적인 유령 업체였다.

차 한 대 없는 시흥 유령 사무실과 4% 수수료

컨테이너와 크레인이 보이는 자동화 항만
컨테이너가 놓인 완전 자동화 항만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이 무허가 업체는 원도급사로부터 물류 운송 하도급을 따냈지만 실체가 없는 껍데기 회사에 불과했다. 도로를 달릴 실제 화물 차량을 단 한 대도 두지 않았고 운송 인력조차 단 한 명도 없었다.

차량도 기사도 전혀 없었지만 운영자는 서류상으로만 화물 운송 업무를 정상 수행한 것처럼 꾸몄다. 원도급사로부터는 실제 운송을 하지 않고도 오직 서류 작업만으로 4%의 수수료를 가로챘다.

수수료 4%를 챙기던 운영자의 뒤에는 범행을 기획하고 판을 키운 공범들이 있었다. 62세 하도급업체 대표와 46세 또 다른 하도급업체 대표는 유령 회사를 세워 무허가 운영자와 조직적으로 손을 잡았다.

피고인들이 유령 하도급업체 명의로 배차 범행을 벌인 거점 장소는 경기 시흥시 사무실이었다. 실제 차량 한 대 없는 시흥 사무실에서 전국 각지로 보낼 화물 운송 계약과 배차가 은밀히 이뤄졌다.

도로변에 주차된 대형 화물차
도로변에 주차된 화물차량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운영자와 공범들은 원도급사에서 넘겨받은 물량을 유령 하도급업체로 넘기는 다단계 서류 구조를 짰다. 실제 운송 책임은 일절 지지 않으면서 서류상 하도급 업체를 앞세워 대금을 가로채는 방식이었다.

유령 하도급업체 대표들이 범행 무대로 삼은 곳은 화물차주들이 일감을 찾는 중개 앱이었다. 피고인들은 화물 중개 앱에 운송 주문을 올리면서 원도급사에서 정한 단가보다 더 높은 운임을 미끼로 내걸었다.

화물 중개 앱에 시세보다 비싼 운임이 등록되자 전국 화물차 운송업자들에게 배차가 잇따랐다. 피고인들이 높은 운임을 내걸고 화물차주들을 끌어모으며 집중적으로 범행한 기간은 2023년 1월부터 5월까지였다.

앱 화면에는 높은 운임이 적혀 있었지만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 이들은 운송이 완료된 뒤에도 돈을 주지 않았고, 대금 미지급에 따른 위험을 하위업체와 차주들에게 떠넘겼다.

1,500회 배차 떼먹은 일당의 실형과 계정 갈이 수법

물류센터에서 택배를 분류하는 작업자들
서울 동서울우편물류센터의 택배 분류작업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화물차 운송업자들은 계약대로 1,500여 회에 걸쳐 운송을 마쳤지만 4억 7,000여만 원을 받지 못했다. 원도급 단가보다 비싼 운임을 쳐주겠다던 유령업체의 달콤한 제안은 대금을 떼먹기 위한 덫이었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이동호 판사는 전국 화물차 운송업자를 속여 대금을 편취한 피고인들의 죄질이 몹시 나쁘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령 하도급업체 대표인 62세 피고인에게 징역 1년 10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또 다른 하도급업체 대표 46세 피고인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80시간의 사회봉사가 내려졌다. 범행을 총괄한 55세 주범에게는 과거에도 같은 수법으로 처벌받은 동종 사기 전과가 확인됐다.

주범인 55세 운영자는 별건 재판에서도 징역 2년 4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받았다. 이들 일당은 화물 중개 앱에서 운송료 미지급으로 정지되면 다른 유령업체 명의로 계정을 바꿔 달며 범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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