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이 한 달 치 보험료만 내고 119개월 치를 한꺼번에 추후 납부해 평생 연금을 탄다는 의혹에 대해 정부가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확인된 사례는 3명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확인된 3명 중 현재 노령연금을 받는 사람은 국내에 거주하는 재외국민 1명뿐이다. 나머지 2명도 한국인 배우자를 두었거나 과거 한국 국적자로 해당 기간을 모두 국내에서 머물렀다.
보도가 나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단 세 명이라도 제도상 허점이 확인됐다면 바로 막아야 한다는 비판과, 특정 국적을 무작정 탓하기보다 실거주 여부를 엄격히 가려내야 한다는 반응이 함께 나왔다.
소문처럼 해외에 살며 무임승차한 사례는 없었으나, 제도의 빈틈을 노린 신청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외국에서 뗀 서류의 위조 여부와 사망 사실을 즉각 파악하기 어려운 행정 공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 전수조사로 드러난 추납 신청과 관리 공백

실제로 외국인의 추후 납부 신청은 2023년 530건에서 2025년 1517건으로 빠르게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994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 동포가 792명으로 전체 신청자의 79.7퍼센트를 차지했다.
반환일시금을 타간 뒤 다시 추후 납부를 신청한 외국인도 2021년 104명에서 올해 상반기 520명으로 크게 늘었다. 12개월 미만 가입 후 추납으로 연금을 받는 외국인 역시 같은 기간 15명에서 60명으로 뛰었다.
유사 사례를 들여다보면 부정 수급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면이 확인된다. 반환일시금 수령 후 119개월을 낸 이는 116개월을 국내에서 살았고, 과거 128개월을 추납한 수급자도 126개월간 국내에 체류했다.
허점을 막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외국인 추납 신청 시 출입국 사실증명 제출을 의무화했다. 한 달 중 국내에 최소 15일 이상 머문 달만 인정하며, 해외에서 보낸 기간은 납부 대상에서 원천 제외한다.

단순히 연금에 가입된 이력만 확인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보험료를 내던 당시에 실제 한국 사회에서 생활했는가를 직접 따져 묻는 실질 검증 방식으로 정책의 틀을 바꾼 셈이다.
상호주의 원칙도 법으로 명문화한다. 한국인이 상대국에서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을 때만 해당국 국민에게 추납을 열어주기로 했다. 해외 체류 수급자의 생존 확인 역시 연 1회에서 2회로 늘린다.
실거주 15일 기준은 명확하지만 뜻밖의 경계 사례를 낳는다. 국내 사업장에 고용되어 있으면서도 장기 해외 출장이나 가족 간병으로 한 달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낸 근로자의 권리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상호주의 적용도 나라마다 제도가 달라 간단치 않다. 가입 의무와 최소 가입 기간, 반환일시금 지급과 해외 송금 기준이 천차만별이므로 어떤 조항을 동등한 권리로 판단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마찰을 줄인다.
행정 검증 비용과 사회보험의 공평한 원칙

사전 자격 검증에는 행정 비용이 수반되지만, 부당 지급된 연금을 해외에서 환수하기 위해 장기 소송을 치르는 손실에 비하면 훨씬 적다. 국가 간 사망 자료 교환을 늘리는 등 사전 차단이 경제적이다.
동시에 정상적인 신청자의 심사가 부당하게 지연되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 출입국 기록과 가족관계, 사망 자료를 관계 기관들이 유기적이고 안전하게 연계하는 전산 인프라 구축이 서둘러 뒤따라야 한다.
국민연금은 납부한 기간과 금액에 따라 혜택이 주어지는 사회보험이다. 국적을 이유로 일괄 배제하면 땀 흘려 보험료를 부담한 합법적 체류자의 권리를 해치고, 검증이 느슨하면 가입자의 신뢰를 잃는다.
앞으로 제도 개선 후 외국인의 추납 신청 건수와 해외 체류로 제외된 기간, 부정수급 환수액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투명한 정보 공개만이 근거 없는 혐오와 실질적 관리 부실을 동시에 걷어내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