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제발 좀 찾아가세요”…잠자는 뭉칫돈 매년 3월 싹 공개, 시민들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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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ATM 앞에서 거래하는 고객
시중은행 ATM과 이용 고객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에 잠든 휴면자산 1조 5,000억 원의 환급 실적을 매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 은행·증권·보험 등은 회사별로, 상호금융은 전체 조합 합계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과거에 개설한 통장이나 보험을 잊고 지내던 금융소비자에게 직접 닿는다. 소멸시효가 끝난 예금과 보험금을 금융사가 고객에게 얼마나 적극적으로 돌려주었는지 공개된다.

휴면자산은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소멸시효가 지난 예금과 보험금을 뜻한다. 거래가 오랫동안 끊긴 채 방치됐거나 만기와 지급 사유가 발생했는데도 찾아가지 않은 돈이 해당한다.

소비자는 기존의 조회·환급 서비스를 활용해 묶여 있던 본인 명의 자산을 확인하고 돌려받을 수 있다. 여러 금융사에 흩어진 소액 예금과 미수령 보험금도 계좌로 바로 환급받는다.

은행·보험·증권 총망라와 연말 모범규준 개정

금융위원회 청사 표지와 기관명
금융위원회 청사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환급 실적 공개 대상에는 일반 소비자가 자주 이용하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일제히 포함된다. 주식 거래가 중단된 뒤 계좌에 남아 있는 위탁자 예수금을 보관해 온 증권사도 대상이다.

만기환급금과 보상금을 쥐고 있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도 실적 명단에 오른다. 서민층이 이용하는 저축은행은 물론 농협과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사도 빠짐없이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실적 공개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 업권별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을 연말까지 개정할 계획이다. 개정안에는 금융사의 관리목표 설정과 환급 촉진 활동, 내부 보고에 관한 사항이 반영된다.

개별 금융회사는 휴면자산 예방과 감축 목표를 스스로 세워 관리해야 한다. 새로운 미수령 자산이 생기지 않도록 사전 통지를 늘리고 기존에 쌓인 금액을 신속하게 털어내는 체계를 갖춘다.

시중은행 상담 창구의 고객과 직원
서울 시중은행의 창구 업무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각 금융사의 전년도 환급 실적은 매년 3월 말까지 협회와 중앙회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저축은행중앙회 웹사이트 등에 일제히 게시된다.

공개 정보에는 은행·증권·보험사 등이 고객에게 돌려준 환급액과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휴면자산 잔액이 회사별로 담긴다. 상호금융은 이를 전체 조합 합계로 공개한다.

금융당국이 수치를 낱낱이 공개하기로 한 이유는 수년간 잔액이 줄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자율 관리에만 맡겨서는 장기간 묶인 고객 돈을 털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융권에 묶인 휴면자산 잔액은 2022년 말 1조 5,000억 원에서 2023년 말 1조 6,000억 원으로 1,000억 원 늘었다. 주인을 찾지 못한 자산이 1년 사이 더 쌓였다.

4년째 1조 원대 정체와 장기미거래자산 추가 공개

은행 영업점을 이용하는 고객들
은행 영업점을 이용하는 고객들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휴면자산 잔액은 2024년 말 1조 4,000억 원으로 2,000억 원 줄어드는 듯했다. 그러나 2025년 말에 다시 잔액이 늘어나면서 정확히 4년 전 수준인 1조 5,000억 원으로 되돌아갔다.

다양한 조회 서비스가 운영됐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권에 묶인 총액은 4년 내내 1조 원대 중반에서 맴돌았다. 자율적인 관리만으로는 자산 축소에 뚜렷한 진전을 보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매년 이뤄지는 환급 실적 외에 장기미거래자산 잔액도 회사별로 빠짐없이 공개할 방침이다. 오랜 시간 거래가 끊긴 자산 현황까지 투명하게 시장에 드러내기로 했다.

공개 제도가 본격화되면 금융사들은 잠자는 고객 자산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에 나서야 한다. 매년 3월마다 공개될 실적 지표가 금융사의 환급 책임을 직접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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