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잠겨 있던 ‘국민 숨은 돈’ 푼다”…이 대통령, 파격 주문에 골목상권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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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용 신용카드 포인트 / 출처 : 연합뉴스

소비자가 미처 쓰지 못하고 유효기간 뒤로 묻어둔 신용카드 포인트가 동네 상권의 실제 현금처럼 흘러가는 전환 실험이 금융권에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NH농협카드가 지난 2023년 물꼬를 튼 데 이어 KB국민카드도 지난달 22일부터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와 손잡고 카드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바꾸는 연계 서비스를 전격 가동했다.

이용자가 카드사 자체 앱을 통해 환전을 신청하면 1포인트가 1원으로 고스란히 전환되며, 지역 매장에서 결제할 때 기존 지역화폐 충전금보다 먼저 차감되는 결제 방식을 채택했다.

잠자는 포인트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대형 금융사와 지역화폐 플랫폼의 전산망 결합을 통해 이미 시장에서 작동하는 현실로 안착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조 단위 미사용 혜택이 자아낸 회계 비용과 골목 상권의 기대

이재명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0일 미사용 포인트 규모를 수십조 원으로 언급하며 지역화폐 연계 방안을 지시하면서 관련 부처와 업계의 발걸음도 한층 빨라졌다.

실제 카드업계에서만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신용카드 적립금이 약 2조 9천억 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각종 쇼핑몰 멤버십 포인트와 통신사 마일리지, 항공사 마일리지까지 모두 더하면 전체 포인트성 자산의 덩치는 정부 추산대로 수십조 원까지 불어난다.

통상 5년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소멸하는 카드포인트의 특성상, 이번 전환 통로의 확대는 소비자가 잊고 있던 권리를 골목 상권의 소비력으로 환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미사용 신용카드 포인트 / 출처 : 연합뉴스

기업 입장에서도 장부상 쌓여 있는 미사용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신속히 전환 처리하면 불확실한 충당 부채 항목을 빠르게 정산하여 비용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특히 소비의 물줄기가 대형 유통망이 아닌 동네 식당과 마트, 생활 서비스 가맹점으로 향하게 되면서 침체된 소상공인 매출을 직접 자극하는 부양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다만 이 제도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의 적립금을 정부가 회수하는 형태로 인식되지 않도록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

또한 비교적 현금성이 높은 카드사 포인트와 달리 가치 산정 기준이 제각각인 유통 멤버십이나 항공 마일리지의 전환 비율을 어떻게 공정하게 도출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복잡한 정산의 벽과 참여 금융사를 유인할 생존 전략

지역화폐 / 출처 : 연합뉴스

여러 금융사의 적립금을 한눈에 보고 계좌로 입금받는 기존 통합조회 현금화 서비스 체계를 넘어 지역 소비라는 목적성을 부여하려면 정산 구조 간소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역화폐 운영사와 개별 카드사, 지자체 간의 복잡한 수수료 배분과 정산 주기가 매끄럽게 맞물리지 못하거나 전환 한도가 너무 낮으면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기 쉽다.

참여 카드사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 지출이 앞당겨지는 부담을 안지만, 자체 앱 이용률을 끌어올리고 지역 소비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유인 요소를 거머쥔다.

결국 수십조 원이라는 상징적인 수치보다 실제 소비자들이 화면의 버튼 하나를 눌러 동네 가맹점의 매출을 직접 일으키는 전환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이 실험의 성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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