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직접 찾아보라고?”…한국은행이 25년 만에 슬그머니 ‘이것’ 빼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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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직원이 금괴 앞에서 빈칸 서류를 확인하는 모습
한국은행 외환보유액과 순위 공개 중단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한국은행이 25년 6개월 동안 매달 발표해 온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를 8월 보도자료에서 전격 제외했다. 별도 예고나 사전 설명 없이 오랜 비교 지표를 통계에서 덜어냈다.

공교롭게도 8월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143억3000만달러 증가한 442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09년 5월 종전 기록을 깨고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을 새로 썼다.

숫자는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익숙한 국가 간 비교표가 사라지면서 시장의 혼선이 생겼다. 기업과 시장 참여자는 외화 유동성과 환율 방어력을 가늠할 기준을 직접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비판이 일자 한은은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순위라 분석 가치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랜 관행을 사전 설명 없이 접은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단순 줄 세우기의 한계와 급등한 외환의 성격

기자회견 중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외환보유액과 순위 공개 중단 / 출처 : 연합뉴스(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한은의 지적처럼 외환보유액 적정 규모는 수입액과 단기외채, 환율 제도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 경제 체계가 다른 나라를 총액만으로 줄 세우면 대외건전성을 왜곡해 인식할 위험이 따른다.

실제 한국 순위는 지난해 말 9위에서 5월 말 13위까지 떨어졌다가 6월 말 10위로 올라섰다.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안정 조치와 금 시세, 각국의 통계 발표 시차가 순위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대만은 국제통화기금 통계에 잡히지 않고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수치가 늦게 반영된다. 개인이 국제기구 원자료를 직접 내려받아 동일한 기준의 국가별 순위를 곧바로 산출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8월 자산별로는 유가증권이 3870억7000만달러, 예치금이 303억달러로 집계됐다. 특별인출권은 157억7000만달러를 나타냈고, 금은 매입가 기준 47억9000만달러를 유지했다.

외환자산 보관실을 확인하는 직원
한국은행 외환보유액과 순위 공개 중단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자산 총액이 급증한 주된 요인은 금융기관의 외화예수금 확대와 운용수익 증가에 있다. 올해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가 붙으면서 시중은행이 남는 외화를 한은에 맡긴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외환보유액이 불어났다고 해서 정부가 임의로 쓸 수 있는 가용 예산이 143억달러 생긴 것은 아니다. 금융권 예수금이 늘어난 성격이 짙은 만큼 위기 대응용 순자산 확충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현재 보유액은 2021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 4692억1000만달러보다는 약 269억달러 적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외화 유동성의 급격한 악화 우려는 덜었다.

문제는 변경의 시점과 일방적인 절차다. 단순 순위의 한계를 알면서도 25년간 유지해왔다면, 표를 지우기 전에 충분한 배경과 대체 지표를 미리 제시하는 소통 과정이 선행되었어야 했다.

단순 순위를 넘어 대외 건전성을 증명할 기준

국제 외환자료를 비교하는 분석가들
한국은행 외환보유액과 순위 공개 중단 / 출처 : 더위드카 AI 제작(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해법은 과거의 순위표를 단순히 되살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나 수입대금 지급 가능 개월 수,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지표를 함께 배치하는 대안이 필요하다.

국가별 원자료의 기준월과 발표 시차를 함께 병기하고 변경 이력과 산식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연구자와 기업이 과거 시계열을 잇고 정책 당국이 숫자를 편집한다는 오해를 차단할 수 있다.

외환시장은 통계 공백을 곧바로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인다. 자산이 급증한 지금은 충격이 덜하지만, 훗날 보유액이 줄어들 때 순위가 없다면 불리한 지표를 감춘다는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진정으로 살펴야 할 핵심은 세계 몇 위라는 껍데기가 아니다. 총액 변동의 원인과 즉시 동원 가능한 외화 규모, 단기외채를 방어할 실질 역량이 투명하게 공개되는지가 본질적인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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